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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조 Feb 19. 2024

네 가족

내 가족 의미

며칠 후 7세 졸업을 앞두고 있는 딸,

졸업하는 아이들을 위해 기관에서 특별 1박 캠프를 해주셨다 파자마파티라고 해서 저녁 늦게까지 놀고  온 적은 있어도 이렇게 자고 온 적은 없었기에 조금 걱정은 됐지만 너무 참여하고 싶다는 딸의 이야기에 참가 동의서를 보냈다.


그러나 캠프를 며칠 앞두고 딸아이가 감기에 걸린 것이다.

컨디션은 괜찮지만 간혹 미열이 오르기도 해서 밖에서 자다가 아프면 안 되니 아무래도 캠프는 참가하지 못할 수도 있을 거 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나 혼자만 생각하고 있었다)


당일, 미리 준비물을 챙겨 놓기는 했지만 여전히 미열이 있고 아침부터 찡얼 찡얼하길래 컨디션이 안 좋은 거 같은 딸아이에게 캠프는 하지 못할 거 같다고  어렵게 말을 꺼냈더니 딸아이의 반응은 예상했던 그대로 난리, 난리, 생난리가 났지만 그 마음을 충분히 이해해 주며 겨우 어르고 달래 일단 잠은 자지 말고 활동만 하고 오자고 이야기를 하고 보냈다.


그리고 담임 선생님께 이래 저래 상황을 키즈노트에 써서 보내니 오후쯤 컨디션보고 연락을 주신다고 답을 주셨다.


점심시간 지나고 기관에서 걸려온 전화 한 통, 얼른 받아보니

다행히도 미열도 없고 컨디션도 너무 좋다는 희소식이었다.

그러니 준비물을 가져다 달라고 하시며 특이사항 생기면

연락 주신다고 하셨고 그렇게 캠프활동 1박을 하게 되었다.


퇴근 후 집에 도착해서 문을 열었는데 딸아이가 없어서 조용할 거라고 상상은 하면서 왔지만 뭔가 공기가 다르다는 느낌마저 들 정도로 조용하고 분위기가 너무나도 달랐다.

아들은 내 맘을 아는지 모르는지 이때다 싶어서 동생도 놀고 있으니 자신도 게임 조금 하면 안 되냐는 요구를 했고 나는 그 요구를 들어줬다.


아들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게임하는 동안 나는 원래 늘 하는 집안일을 시작했고 귀찮아서 미루고 미룬 반찬들과 카레까지 만들기 완료했다. 모든 일은 일사천리로 끝났지만 기분이 이상했다. 이렇게 순조롭게 따다닥 걸리는 거 없이 끝났는데 말이다


기분이 이상한 게 딸아이만 생각났다.

시계를 보며 지금은 뭐 하고 있을까 재밌을까, 잘 놀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고 그리워졌고 보고 싶어졌다.


든 자리는 몰라도 난자리는 안다고, 정말 그 말이 딱 맞았다.

아이 둘을 키우면서 가끔은 버거울 때도 있고 가끔은 이런 고요함을 원하기도 했었는데 정말 딱, 막상 딸아이가 없으니 그런 마음은 온대 간대 사라져 버리고 불행의 감정마저 들기도 했다.


그리고 다시 생각했다. 역시 우리는 네 가족이어야 한다고

 네 명이라 행복한 것이고 네 명이라 완전한 것이라고-

내 가족이라 더 행복하다. 힘들고 버겁다는 생각 대신 넷이라 행복할 수 있고 네 명이 함께 할 수 있음에 감사한 거라는 마음을 절대 잊지 말고 가슴에 가장 크게 새기며 살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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