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제빵 장인이 되었습니다.
일정이 따로 없는 주말이면, 저희 가족은 등산을 하는데요. 오늘도 어김없이 아차산행이었습니다. 매력적인 바위산, 갈 때마다 친절하지 않아 늘 조심하게 되는 산이기도 하죠.
책을 통해 아차산과 용마산의 전설을 알고 나니 더 정겹게 느껴지는 산이기도 합니다.
산을 내려오고 나면 에미는 늘 후유증처럼 끙끙 앓게 되는데요.
큰아이는 아직도 힘이 남아 도는가봅니다.
집에 와서는 씻자마자 간식을 찾더니만, 간식이 다 떨어진 걸 알고는 바로 빵을 만들겠다며 팔을 걷어부칩니다.
엄마는 끙끙 앓고 있고, 아빠는 딴 일 하고 있으니 메인 제빵사는 큰 아이가 되고, 작은 아이는 조수가 되었습니다.
이제는 발효는 광파오븐이라는 좋은 도구를 활용할 줄 알다보니 식빵과 카스테라 등을 동시에 만드는 여유까지 생겼습니다. 식빵이 발효에 들어가면 카스테라용 재료를 열심히 믹서기로 돌려주면 되니까 말이죠. 물론, 조수를 활용하니 효율은 두 배가 되었습니다.
부들부들한 나가사키 카스테라도 맛나구요. 오래조래 모양을 따라한 정체 모를 빵들도 귀엽구요.
식빵은 이제 뭐....
파는 빵이 부럽지 않은 식빵 장인이 되었습니다.
엄마 아빠의 도움 전혀 없이 동생 조수를 활용해서 만들어낸 빵들....
게다가 저녁은 커리에 난이라 하니 난까지 뚝딱 만들어내는 큰 아이.
주말 식사의 한 끼는 큰 아이가 책임지는 게 일상이 되어버렸네요.
덕분에 엄마도 모처럼 쉬어봅니다.
(사실은 일주일 꼬박 아팠어서 어제까지는 계속 잠만 하루종일 잔 것 같네요. 덕분에 큰아이가 차려주는 밥상도 받긴 했지만, 그래도 역시 건강이 최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