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LiSa May 03. 2023

자취생의 김치 도전기!

김치가 떨어졌는데 사 먹는 건 그렇고.. 고민 끝에 만들어 버렸다

자취를 시작한 지 벌써 2년이 넘는 나는, 요리를 좋아해서 집에서 자주 해 먹는다. 지금까지 만든 요리만 해도 아주 많고 다양하다. 하지만 한 가지 꺼린 요리가 있었다. 바로 김치 만들기다. 


그러던 어느 날 이사를 기 전에 짐을 정리하다가 사두고 다 못쓴 조미료를 많이 발견했다.


소금, 고춧가루, 액젓, 새우젓 등등..

이런 식재료가 가득 남아, 조금이라도 없애버리고 싶었다.


그리고 떠오른 생각은 김치 만들기다!

 김치에는 많은 양의 조미료가 들어가며 이들을 한꺼번에 소비할 수 있는 최고의 음식은 김치라 생각한다.  


나는 바로 인터넷으로 김치 레시피를 검색하고 마트에 가서 장을 봤다. 김치 만들기 왕초보자도 가능한 레시피를 참고했고, 그렇게 인생 첫 김치를 만들기가 시작 됐다.

하지만 여기서 한 가지 문제가 생겼다. 집에 있는 용기는 다 작아서 일부러 작은 배추를 구매했지만 그래도 배추가 하나밖에 안 들어간다... (다 같이 들어가야 편한데..)


결국, 두 배추는 따로 소금물에 들어갔다. (풍덩)

무거운 게 집에 없어 밀폐 용기를 사용해 배추를 넣었다. 용기 높이보다도 높은 배추는 뚜껑을 닫으면 몸이 압축되어  무개가 가해지는 원리와 동일하게 된다.


이렇게 한 시간 두고 그 사이에 무와 쪽파를 썰고 조미료를 넣어 양념을 만들었는데 맵찔인 나는 이때 몰랐다. 나중에 완성된 김치는 아주 맵게 된걸...


그럴 줄도 모르고 있는 고춧가루를 절반 이상 퍼부었다.


조미료가 많이 있을 때 그게 없어져 가는 과정을 보는 건 아주 기분이 좋다. 마침 지저분한 방이 깨끗이 치워졌을 때 느끼는 감정과 유사했다.

이것도 약 30분 두고 눅눅해지기 까지 기다렸다.


그러고 보니 어릴 때 아직 해외에서 김치가 흔하게 알려지지 않았을 때 부모님이 싸주신 도시락에 김치가 들어 있어 놀림당한 적이 있었다. 냄새가 난다고 이걸 먹는 나는 이상한 아이로 인식당했다.


지금은 한식은 물론 김치는 영어로도 KIMCHI라고 할 정도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14년 전만 해도 흔하지 않아 아이들 사이에서 놀림의 추적이 된 것이다. 그 사건 이후에 나는 도시락에 김치가 들어가 있으면 다른 친구들이 보기도 전에 입안에 넣었다. 짜고 매운맛으로 입안이 가득 했지만 다시 놀림당하는 것보단 이게 나았다.



그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1시간이 지나 김치를 마침 밀푀유처럼 쌓았다. 양념을 묻힌 배추를 쌓고 또 쌓았다.


어느 정도 배추 벽이 현성되자 쓰러질 것 같아 용기에 옮겼다.

차곡차곡 2 묶음의 배추를 각각 양념을 입혀주고 용기에 담았더니 평범했던 배추들이 우리가 아는 김치의 모습으로 변했다.


만들고 하루는 실온에 두고 익은 후, 다음날에 김치를 먹었더니 아주 맛있었다. 그리고 신나서 이번엔 김치를 볶아줬다.

김치로 고기가 숨어버렸지만 이건 김치삼겹살 볶음이다.


이렇게 나의 첫 김치 만들기는 대성공으로 끝을 냈다.

이전 07화 만두하고 남은 속을 볶음밥에 넣었더니..!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