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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이클리스트 Jul 24. 2022

무엇이든지 "적당히"가 중요해

머리는 너무 잘 알지만, 매번 실천이 힘든 "정도를 지키는" 삶에 관하여


정도(正度)를 지키는 삶. 이에 관해 많이들 들어보았을 것이고, 이미 실천을 하고 있는 독자들도 많을 것이다. 오늘 글감은 머리는 이론적으로 거의 완벽에 가깝게 이해하고 있지만, 매번 몸이 실천하기가 힘든 "정도를 지키는" 삶이다. 


이전 문장에서 몸이 실천하기가 힘들다고 표현했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실천하기 힘든 것이 아니라, 실천을 하지 않으려는 내 자발적 의지의 반영이 더 크다는 것을 느낀다. 




필자는 폭식을 자주 한다. 자취 생활을 시작한 지 6년 차가 되어가는 시점에 되돌아보면, 폭식을 하는 습관이 생길 수밖에 없는 환경에서 지내왔다. 가장 먼저 식사를 할 때마다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시청하고, 혼자 밥을 먹는 것이 생활화되었으며 최근에는 배달을 많이 시키는 습관까지 추가되었다. 과학적인 연구로 밝혀졌듯이 식사할 때 스마트폰을 시청하면 뇌가 포만감을 느끼는 속도가 매우 느려진다. 따라서 뇌가 포만감을 느끼는 시간이 느려진 만큼 더 많이 먹게 되고, 꼬리에 꼬리를 무는 악순환의 시작이다. 악순환이 왜 악순환이겠는가. 그것이 분명 해로운 일임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당장 끊어내기가 너무나도 어려워서 악순환이다. 


한 번의 끼니에서 폭식을 하게 되는 개인의 메커니즘에 대해 깊이 들여다보겠다. 식사 시간이 다가오기 전 개인이 해야 할 일을 말끔히 해냈든, 해내지 못했든 보상 심리가 발동을 한다. '오전에 일을 너무 열심히 했으니까, 나는 맛있는 음식을 많이 먹을 자격이 있어.' 혹은 '오전 시간에 일을 생각보다 많이 못했네. 점심만큼은 맛있게 먹고 오후 일 바짝 집중해보자.' 심리적 보상을 스스로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자유자재로 이연 시키기도 하고 앞당기기도 한다. 


그렇게 음식이 배달되고 스마트폰으로 최소 20분가량 영상을 시청하면서 식사를 하게 된다. 앞서 말했듯이 뇌가 포만감을 인식하는 시간이 늦게 오기 때문에, 그 사이 거의 모든 음식을 먹어치워 버린다. (1인 가구들은 잘 알겠지만 배달앱의 최소 주문금액 설정으로 인해 못해도 1.5인분 음식은 시키게 된다) 간혹 너무 지나치게 폭식한 날에는 급하게 소화제를 사러 편의점으로 향하거나, 몸을 따뜻하게 하기 위해 근처 카페에서 따뜻한 차 음료를 테이크 아웃한다. 식사 비용 이외에 추가적인 비용까지 투입되는 셈이다.           


따뜻한 차 음료를 사들고 오고, 그렇게 그날은 망한 하루가 된다. 그 이유는 너무 폭식을 한 탓에 혈액이 모두 위장으로 쏠려서 당장 해야 할 일에도 집중이 안된다. 따라서 드러눕게 되고, 누워서 또 스마트폰을 하면서 차를 마시다가 잠들게 된다.   




개인의 폭식 습관으로 인한 매일의 악순환의 메커니즘을 설명했다. 이 메커니즘을 설명하는 글을 써 내려가는 과정은 일필휘지였다. 정도를 지키는 삶에 대해 서론에서 "실천을 하지 않으려는 내 자발적 의지의 반영이 더 크다"라고 표현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폭식을 하는 습관이 매우 해로운 습관임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년간의 단련(?)을 통해 이미 체화가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개인의 식사량에 비유해 "적당히"를 표현했지만, 세상 모든 일에도 대입이 가능할 것이다. 과유불급이라는 옛말처럼, 정도의 지나침은 미치지 못함과 같다.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은 배가 고프지 않은 상태인데, 과연 잠시 후 배가 고픈 상황에서 이를 기억하고 실천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정도(正度)를 지키는 삶이 곧 정도(正道)로 가는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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