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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이클리스트 Jul 24. 2022

생각이 났을 때, 지금 당장 해.

책장 구입에서 깨닫는 인생의 진리, 지금에 관하여

인생에서 제일 중요한 가치는 절대 한 가지가 아니겠지만, 딱 한 가지만 고르도록 묻는다면 고민하지 않고 단연 시간적 가치, 즉 "지금"을 꼽겠다. 어제와 오늘 책장을 구입하며 있었던 에피소드다. 

 



어제 저녁을 먹고 자취방에 놓을 괜찮은 책장이 필요해서 집 근처 이마트로 향했다. 이마트에서 파는 가구의 장점은 너무 저렴하지도 않고, 너무 비싸지도 않으면서 딱 가성비 맞게 부담 없이 사용하기가 좋다. 만약 가구가 너무 비싸면 주객이 전도되어, 내가 가구를 모시듯 살아야 한다. (물론 필자는 물건을 모시는 삶 또한 살아봤었다)


이마트 지하 1층에서 보자마자 맘속 찜했던 4단 책장


지하 1층으로 가보니 괜찮은 책장 2개가 보였다. 각 책장의 장/단점이 확실했고, 10분가량 최종 후보자 2명에 대해 심층 면접을 실시한 뒤 큰 고민 없이 결정을 내렸다. 게다가 이마트몰/SSG닷컴과 연동되는 QR코드도 붙어있어서 간편하게 주문도 가능했다. 너무 간편했던 나머지 여기서 실수를 저질렀다. 


'지금은 너무 피곤하니 집에 가는 길에 스마트폰으로 결제해야지'라는 생각을 한 것이다. 이때 나는 주문을 눌렀어야 했다. 

  



하루가 지나 오늘이 되었다. 역시나 어젯밤 귀갓길에 책장 주문은 하지 않았다. 미루는 습관이 너무나도 자연스럽고 익숙했다. QR코드로 찍어놓았던 제품 정보를 오늘 아침 확인해보니, 아직 재고는 남아 있었지만 2개뿐이었다. 이때 정말로 결제했어야 했다. 그러나 나는 또 미루고 말았다.


그렇게 또 반나절이 흘렀다. 방금 전 재접속을 해보니, 웬걸 품절로 바뀌어있었다. 그 짧은 사이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었다. 쇼핑을 자주 해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내가 찜해두었던 물건이 품절되면 그렇게 안타까울 수가 없고, 제품을 고르는 고심의 과정을 다시 처음부터 해야 한다는 생각에 더 막막해진다. 더군다나 내 마음에 들었던 그 물건보다 더 좋은 물건을 찾을 수 있을 거란 보장도 없다.


"품절"이라는 단어가 너무나도 크게 보인다.


어쩌겠나. 다시 이마트몰, SSG닷컴, 쿠팡 등을 뒤지는 수밖에.


조금 전에 다행히도 맘에 드는 책장을 하나 건졌다. 아직 실물은 확인하지 못한 상태지만, 그래도 결제를 하려고 한다. 어제의 책장은 4단이었고 지금 고른 것은 5단 책장이다. '책장 선반이 하나가 더 추가되어 책을 더 많이 수납할 수 있으니 오히려 잘됐어.'라는 생각과 "전화위복"이라는 사자성어로 자기 위안을 하면서 책장의 배송을 기다리려고 한다.    




책장 하나를 고르면서 인생의 진리를 깨달은 하루였다. 세상 무슨 일이든지 생각이 났을 때 지금 당장 해야 한다는 것. 시간을 두고 기다리며 신중해야 하는 예외적인 사항들도 있겠지만, 90% 이상 지금 당장 처리해야 한다. 여러 사유들을 들며 일을 뒤로 미루는 것은 하지 않겠다는 의사표현과 같다. 내가 수년간 그걸 몸소 체험하고 후회도 많이 해온 산증인이다.  


방금 고른 이 책장의 결제는 절대 나중으로 미뤄서는 안 될 것이다. 실수는 한 번으로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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