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5년 출간된 존 윌리엄스의 '스토너'는 대중들에게 크게 주목받지 못한채 묻혀졌고 50년이 흐른 후 2006년 재출간되면서 큰 인기를 얻게되었다. 문단과 독자들 모두에게 호평이 이어졌고 전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왜 출간 당시 주목받지 못했는지에 대해 아직까지 많은 사람들이 당황해 하고 있다.
'스토너'는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문학을 사랑했으며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가고자 했던 윌리엄 스토너의 인생 이야기이다. 작가는 세상의 기준에서 실패자와 다른 없는 삶을 산 특별할 것 없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놀랍도록 진실되고 담백하게 그리고 있다.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난 스토너는 농업을 배우기위해 대학에 진학했지만 영문학 개론 수업에서 세익스피어의 73번째 소네트를 접한 후 강렬한 느낌에 숨을 멈췄고 곧 문학에 빠져들었다. 결국 농부가 되는 대신 대학에 남아 영문학도가 되어 교육자의 길을 가기로 한다.
첫눈에 반한 여성과 결혼했지만 결혼생활은 행복하지 못했고 딸을 매우 사랑했지만 딸과의 사이도 멀어졌으며 직장에서도 융통성없이 정직하기만 했기에 상사의 미움을 받아 불합리한 대우를 받았다. 기적처럼 찾아온 소울메이트와의 사랑도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
그는 학자로서 명성을 떨치지 못했고 교육자로서도 크게 인정받지 못했으며, 결혼생활도 불행했고 좋은 부모가 되지도 못했다. 또한 사랑에도 성공하지 못했다.
삶의 고비마다 난관을 극복하기보다 그저 묵묵히 견뎌내기만 했던 그의 삶이 고구마를 먹은 듯 답답해져 가슴을 친 것이 한두번이 아니다.
하지만, 그의 삶이 실패했다고 치부할 수 있을까? 작가는 인터뷰에서 "나는 그가 진짜 영웅이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보기에 그의 삶은 아주 훌륭한 것이었습니다. 그가 대부분의 사람들보다 나은 삶을 살았던 것은 분명합니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그 일에 어느 정도 애정을 갖고 있었고 그 일에 의미가 있다는 생각을 했으니까요."라고 말했다.
그렇다. 문학에 대한 열정을 잃지 않고 끝까지 성실하게 인생을 살아낸 '스토너'의 삶이야말로 고달픈 일상을 열심히 살아내는 보통사람의 위대한 삶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