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훈장 이야기를 알게 된 사람들은 하나같이 똑같은 반응을 보인다.
“우와! 대통령상이라니, 대단하시네요.”
내게 대단한 교사라는 판단은 절대 사양이다. 나는 전혀 특별난 선생님도 아니고 오히려 많은 면에서 다른 선생님들보다 부족한 교사다. 그저 아이들을 도와주고 싶었던 지극히 평범한 선생님일 뿐이다.
아이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던 것이 불쌍함 때문이라는 판단도 절대 사양이다. 삶의 막다른 길목에 선 아이들에게 손길을 내밀었던 것은 불쌍함 때문이 아니다. 그 비극을 살아 내려는 청춘들의 찬란함 때문이었다. 그들 삶에서 느껴지는 삶의 숭고함은 내게 그 어떠한 것보다 크고 살아있는 교훈이었고 그들의 숭고한 삶 앞에서 오히려 내 삶은 초라하기 짝이 없고 부끄러웠다.
대한민국 스승상 추천서
“선생님. 왜 우리 반은 페인트 칠을 안 해요?” 느닷없는 한 학생의 질문의 요지는 박기영 선생님 반은 새하얗게 페인트 칠을 하고 교실을 이렇게 저렇게 꾸미는데 왜 우리 반은 그렇게 하지 않느냐 였습니다. 페인트 칠하기는 대부분 행정실에서 도맡아 하는 것이라 학생들과 함께 직접 해본다는 것에 많이 놀라기는 했지만 금요일 오후에는 간식해먹기, 하고 싶은 일 해보기, 진짜로 봉사활동 하기 등 학습에 지쳐 무기력하기 이를 데 없는 학생들에게 노력하는 삶과 꿈을 갖고 행동하는 사람의 긍정적인 가치를 받아들이고 깨닫게 하는 기회를 계속해서 계획하고 독려하고 있다는 사실에 또 한 번 놀랐습니다. 또 수영, 탁구, 배드민턴과 같은 종목을 저를 비롯한 주변 선생님께 소개해주고 함께 해보자고 권유를 했는데 몇몇 선생님들이 꾸준하게 운동에 참여하였고 교무실의 웃음이 많아졌으며 서로 배려하며 도와주면서 학사일정을 진행하는 활기찬 분위기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후에 알게 된 바로는 교사가 건강해야 학생이 건강해지는 것이고 교사가 즐거워야 학생이 즐거워진다는 생각으로 운동을 권유했고 건강하고 즐거운 학교생활이 되기를 바랐던 이유에서였습니다. 저는 탁구를 선택했고 지금도 주기적으로 탁구를 하고 있습니다. 성탄절 트리를 만들었을 때, 함께 참여한 학생을 응원하고 기억하고자 트리 앞에 장식처럼 만든 학생의 소개를 달고 벽에 낙서를 했다거나, 분리수거를 바르게 했던 순간이나, 체육행사에서 받은 상장이 있었을 때 선생님은 그 순간을 사진으로 남겨 꼭 그 위치에 이와 같은 흔적을 남겨 기억하고자 했습니다. 교사나 학생 너나 할 것 없이 오며 가며 이 흔적을 보았으며 학습공동체의 1년의 기록에 대하여 기대하고 응원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졌습니다. 교무실에도 복도에도 교실에도 화장실에도 학생들의 생각이나 행동이 있었고 그 모습을 엄마처럼 지켜보며 응원했던 선생님이 있었습니다. 학생을 대함에 친절했고 예의와 미래를 바라보도록 격려하고 지지했으며, 배려하고 함께하여 학생이 겪게 되는 삶을 온전하게 응원하자고 주변 동료 교사를 동참시켰고, 이론적이고 형식이 매우 강한 교육이론보다는 현장에서 느끼고 경험했던 유기적인 지도 방법을 끊임없이 적용하고 개선하려고 노력하였고, 무엇보다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사람을 향하는 선생님의 강한 긍정의 마음을 보았던 제가 이 지면을 통하여 추천하게 되어 대단히 감사하며 제8회 대한민국 스승상의 후보자로 추천합니다.
-추천인 대표, 이천고등학교 교사 정윤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