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8점
그것은 단지 낮은 점수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한 번도 시험이라는 것을 준비해보지 않은 시험 준비 무경험.
그리고, 시험 문제의 구성이나 시간 안배와 같은 시험 전략에 대한 무지를 의미한다.
보통 인문계 고등학교 입학 커트라인이 160점대인 것을 보면 아들은 턱걸이로 인문계 고등학교를 진학한 것이다. 턱걸이로 입학한 학생이 대학을 가겠다는 '학업 의지'만으로 시험장에서 만족할만한 점수를 받을 수 있는 건 아니다.
수업시간에 열심히 듣고 참여하는 것과 시험을 잘 보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다.
그것은, 근력운동을 열심히 했다고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은 아닌 것과 같다. 전략적으로 올림픽 실제 트랙 조건에서 여러 번 뛰어보면서 기록을 재어 보지 못한 선수가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시험장에서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학교 내신 시험에 대한 정보와 연습이 필요했다.
작년도 고1 중간고사 시험지를 보면, 과목별로 그 학교에서 중요하게 다루는 부분들과 서술형 형태를 대략 가늠해 볼 수 있다. 물론, 다음 해에 담당교사가 바뀌는 경우가 많지만 그 학교의 시험 형태와 과목별 분위기를 파악하는데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기출 시험지를 보면 모든 것에 대한 느낌이 온다. 말 그대로 백문이 불여일견이다.
그런데, 작년 시험 문제를 어디서 구한다?
기출닷컴, 내신닷컴에 아들 학교의 시험지는 존재하지 않았다. 학교 친구들을 통해서 수소문해서 선배로부터 얻은 작년 시험지를 받았다. 과목별로 같이 훑어보니 객관식, 서술형이 이런 스타일이구나 알 수 있었다. 내 전공 빼고 다른 과목의 난이도는 알 수 없었지만 영어 난이도가 상당히 높은 것은 알 수 있었다. 아들의 말에 의하면, 다른 주요 과목도 난이도가 높아서 어려웠다. 상위권반에 들어가려면 어느 정도의 노력을 해야 할지 감을 잡는 거 같았다.
시간을 재고 진짜 시험처럼 연습을 해보더니 시간이 꽤 부족할 거 같다고 느꼈다. 방과 후 수업을 같이 듣는 상위권반 친구들이 시험 준비하는 모습을 보는 것도 좋은 자극이 되었다. 자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심도 있게 이해하고 빠르게 풀기 위해 문제풀이도 연습해야겠다면서 EBS 고등 강의를 찾아서 듣고 자료실에 올려진 문제들을 풀면서 실전 감각을 익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