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많이는 아닌
추위에 지쳐 얼른 봄꽃을 기다리며
지날 때마다 가지 끝을 쳐다본다
어서 꽃이 피길 바라지만
꽃은 때가 되어야 핀다
그걸 알아도 자꾸 기웃거린다
그토록 기다림이 길어지고 너무 간절하면
정작 꽃을 피울 때
난 몸져눕는다는 걸 알아도
꽃은 때가 되어야 핀다
꽃이야 알아서 피겠거니
할 일을 하면서 가끔 들러보는 정도이길
당긴다고 민다고
기다리는 마음 모른다고 원망해도
꽃은 때가 되어야 핀다
기다리지 말자
손 꼽은 만큼 손 펼 일만 많아진다
감정이 실린 만큼 풀어야 할 무엇도 많아진다
꽃이 할 일에 손뼉 칠 준비만 하자
꽃은 때가 되어야 핀다
손 모아 제발 빨리 시작하라 초조한 마음만큼
손 비비며 어서 끝나길 기다리는 애태움도
내가 정한 근거 없는 기한이라
아직도 아직도 어쩌면 이제 곧 아 안타까워해도
꽃은 때가 되어야 핀다
꽃나무에 세상에 맡겨야 한다
닥달한다고 조바심 낸다고 되나
그의 일은 그에게로 포기해라
꽃은 때가 되어야 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