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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월 Mar 29. 2023

기다리기

너무 많이는 아닌

추위에 지쳐 얼른 봄꽃을 기다리며

지날 때마다 가지 끝을 쳐다본다

어서 꽃이 피길 바라지만

꽃은 때가 되어야 핀다


그걸 알아도 자꾸 기웃거린다

그토록 기다림이 길어지고 너무 간절하면

정작 꽃을 피울 때 

난 몸져눕는다는 걸 알아도

꽃은 때가 되어야 핀다


꽃이야 알아서 피겠거니 

할 일을 하면서 가끔 들러보는 정도이길

당긴다고 민다고 

기다리는 마음 모른다고 원망해도

꽃은 때가 되어야 핀다


기다리지 말자

손 꼽은 만큼 손 펼 일만 많아진다

감정이 실린 만큼 풀어야 할 무엇도 많아진다

꽃이 할 일에 손뼉 칠 준비만 하자

꽃은 때가 되어야 핀다


손 모아 제발 빨리 시작하라 초조한 마음만큼 

손 비비며 어서 끝나길 기다리는 애태움도

내가 정한 근거 없는 기한이라

아직도 아직도 어쩌면 이제 곧 아 안타까워해도

꽃은 때가 되어야 핀다


꽃나무에 세상에 맡겨야 한다

닥달한다고 조바심 낸다고 되나

그의 일은 그에게로 포기해라

꽃은 때가 되어야 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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