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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2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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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성 Sep 14. 2024

횡단보도

상 - 3부 7화 (3부 끝)

짧은 횡단보도는 누구든지 간에 무시하고 건넙니다.

우리를 막아서는 빨간불은 무시한 채

나 몰라라 하고 건넙니다


그럴 때마다 느낍니다

어른 아이 소년 소녀 할 것 없이

모두 양심의 별이 닳아 없어졌나


그러다 혼자 멈춰 서면

옆에 있던 청년이든 아저씨든

아줌마든 주부든 같이 멈춰줍니다


그런데 그 짧은 몇 분 몇 초를 못 기다리고

건너는 사람은 꼭 있습니다

그들을 더 이상 회개할 수 없는

사람으로 취급합니다


그러나 저 조차 친구들과 있을 땐

그렇지 못한다는 게

저를 쥐구멍으로

들어가게 만드는 이유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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