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횡단보도는 누구든지 간에 무시하고 건넙니다.
우리를 막아서는 빨간불은 무시한 채
나 몰라라 하고 건넙니다
그럴 때마다 느낍니다
어른 아이 소년 소녀 할 것 없이
모두 양심의 별이 닳아 없어졌나
그러다 혼자 멈춰 서면
옆에 있던 청년이든 아저씨든
아줌마든 주부든 같이 멈춰줍니다
그런데 그 짧은 몇 분 몇 초를 못 기다리고
건너는 사람은 꼭 있습니다
그들을 더 이상 회개할 수 없는
사람으로 취급합니다
그러나 저 조차 친구들과 있을 땐
그렇지 못한다는 게
저를 쥐구멍으로
들어가게 만드는 이유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