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는 3개의 언어를 사용한다.
독일과 붙은 지역은 독일어!
프랑스와 붙은 지역은 불어!
이탈리아에 붙은 지역은 이탈리아어!
내가 사는 취리히는 독일어 지역이라 동사무소에서 운영하는 외국인 엄마를 위한 독일어 수업을 들었다. 한국에서 괴테 수업을 4개월 들었지만 아직은 초보자 수준이었고 아이와 함께 심심해서 무엇이라도 해보자는 마음으로 독일어 수업을 신청했다. 놀라운 것은 내가 독일어 수업을 듣는 동안 아이들도 돌봐주신다는 것이었다. 늘 육아에 지쳐 있던 내게 이것 또한 한줄기의 빛과 같았다. 하고 싶던 독일어도 공부하고 첫째 아이도 그리고 아기였던 둘째까지도 돌봐 주셨다.
장소는 동네 아이 엄마 사랑방(Familienzentrum)
강의실!
외국인 엄마들이 아이와 함께 와서 독일어를 배우다가 아이들은 아이들끼리 놀고 엄마는 엄마들끼리 독일어 수업 후에 한참을 놀다가 헤어졌다.
동유럽, 남유럽, 북유럽, 아프리카 등등
다들 다른 대륙 다른 나라에서 왔지만 스위스에서 아이 키우며 적응하기 위해선 독일어를 배워야 했다.
선생님은 나이 지긋하신 유타 선생님! (50대 후반 정도로 보였다)
선생님과 일 년 넘게 지내다 보니 알게 된 것은 선생님은 적어도 4~5개의 언어를 구사하신다는 것이었다. 완벽하게 아시는지는 몰라도 의사소통이 가능했다. 다양한 국적의 엄마들과 대화하시다 보니 그 엄마들을 위해 말이 정말 안 통할 때는 해당하는 단어를 인터넷에서 찾아 보여주시기도 하셨다.
선생님은 우리에게 독일어도 가르쳐주셨지만 동시에 우리의 상담도 들어주시고 스위스에서 잘 살아가도록 혹시 우리가 모르는 사회제도들도 알려주셨다. (선생님은 외국인 엄마들이 기댈 수 있는 등대같은 사람이었다.)
이미 말했듯이 외국 엄마들이 스위스에 정착하기 위해서는 독일어는 필수이다. 독일어를 얼마나 잘하느냐가 얼마나 잘 누리면서 살 수 있는지 판가름하기 때문이다.
독일어 세상에서 독일어를 모른다는 것은... 한 예를 들어 한 번은 아이 생일 파티에 초대를 받아 그 집에 놀러 갔었다. 그러나 그 집에 모여 있는 엄마들이 나를 위해 영어를 써 주지는 않는다. 이곳은 독일어 세상! 영어를 못하는 엄마들도 많을 뿐만 아니라 엄마들끼리 편하게 독일어로 대화를 나누는데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아 대화에 참여할 수 없었다. 조용히 둘째 아기만 돌보다가 왔다. 어른들도 그 나라 말을 모르면 움츠러들고 외톨이처럼 가만히 있다가 오게 되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생긴다.
그래서 그런지 이 독일어 수업이 너무나도 좋았다.
다들 독일어를 못하니 조금씩 배워나가는 독일어로 손짓 발짓 다해가며 대화하고 독일어 좀 못해도 등 두들겨 주며 잘하고 있다고 격려해 주는 이 수업에 매주 오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