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national clock making museum
오늘은 뇌사텔에 있는 시계박물관에 다녀왔어요. 입구에서부터 각종 회사에서 판매되는 시계가 전시되어 있었어요. 저는 몸에 달고 다니는 장신구에 관심이 없어서 그저 그런데 남편은 최근에 자신의 생일선물로 시계를 산 모양이에요. 고생한 나에게 주는 선물! 뭐 이런 거로 시계를 사고 시계를 찰 때마다 기뻐하더라고요. 막 비싼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아주 싸지 않은 중간 브랜드를 골랐던 것 같아요. 이렇게 남편은 손목시계는 남자의 자존심이라고 말하는 것을 보면 많은 사람들이 손목시계를 사랑하는 것 같아요.
뭐 핸드폰 시계면 충분하다는 생각에 시계 욕심은 별로 없지만 꼭 사야 한다면 저는 조금 독특한 시계를 사고 싶어요. 오늘은 구매 계획은 없었으니 박물관 구경만 했어요. 시계박물관 입장료는 어른은 15프랑, 패밀리는 30프랑, 12살 이하 어린이는 공짜예요. 저는 아이들과 연간 박물관 입장권으로 그냥 들어갔고요.
입구 바로 앞에 특정 어느 지점에 서라는 문구가 보여 아이들이 섰더니 그림자 두 개가 생겨요. 설명을 읽어 보니 하나는 시와 하나는 분을 가리킨다고 나와 있네요. 바로 핸드폰 시계를 꺼내 보니 12시 51분이었는데 그림자의 방향을 살펴보니 거의 맞는 것 같아요. 신기하네요.
이어서 아이들과 함께 다양한 시계 구경을 나섰어요. 와~ 하며 감탄하며 본 가장 신기한 시계는 양탄자에 탄사람 모양이었어요. 지금은 고장이 났는지 보호 차원에서인지 움직이지 않은 채 전시만 하는 듯했어요. 양탄자도 바람에 따라 움직이는 듯하게 만들어 놓고 양탄자에 탄 사람이 물을 따르고 있는 동영상이 보여요. 일종의 물시계인 것 같은데 자세한 설명은 없었고 옆에 작동이 될 때의 모습을 동영상을 볼 수 있어요.
1830년경 만들어졌다고 하는데 음악상자 연주를 지시하는 듯한 마술사 모양을 만들어 놓은 시계도 신기했어요. 예전에도 지금도 각종 다양한 시계가 고가품이자 사치품으로 팔리잖아요. 남편처럼 이것을 샀던 사람도 집에서 음악 들으며 시계 보면서 무척 즐거워했을 것 같아요.
중간에 걷다 보니 체험용으로 운동선수와 비교해서 깜박이는 녹색빛이 빨간색으로 바뀔 때 얼마나 빨리 누르나 반응 속도를 시험해 보는 도구가 있었어요. 쌍둥이 둘은 누가 더 빨리 누르나 내기를 하네요. 셋째는 281, 넷째는 392가 나왔다고 해요. 그런데 아이들만 하는 게 아니에요. 같이 온 젊은 어른 커플도 한참 눌러보며 내기를 했으니까요. 서로서로 눈치 보며 아이들이 누를 때는 커플이 기다리고 커플이 지나가면 아이들이 눌러대고 재밌어하네요. 설명서를 읽어 보니 운동선수는 12만 분의 1의 속도 근처라고 하는데 운동선수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에요. 일반인들보다 훨씬 빠른 운동 반사 신경을 갖고 있으니까요.
근처에 갈릴레오가 고안한 시계도 보이네요. 진자의 운동을 기반으로 한 시계가 체험도구로 전시되어 있어요. 아이들이 진자를 움직였고 시계의 톱니바퀴가 돌아가는 것을 지켜볼 수 있어요. 설명서를 읽어 보니 갈릴레오가 1642년 죽기 전에 아들 빈센티오와 친구이자 제자 빈센초 비비아니에게 진자의 규칙적인 움직임이 톱니바퀴의 균일한 흐름을 보장하는 시계 모델을 만드는 아이디어를 전해 주었다고 해요. 어떻게 이런 생각을 만들어 낼까요? 돌아가는 톱니바퀴를 한참을 지켜보았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