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큐베이터에 들어간 쌍둥이

-10년 육아 휴직기-

by 키다리쌤

32주 5일을 채우고 쌍둥이들이 태어났다.

쌍둥이 둘은 인큐베이터로 직행했다. 몸무게는 2kg이 둘다 넘었으나 날짜를 채우지 못해 들어가야 한다고 하셨다. 첫째, 둘째와 다르게 병원에 아기들만 두고 왔다는 생각에 마음이 편치 않았다. 혹시 엄마 찾으며 울진 않는지 일찍 태어나 어디 아픈 곳이 있진 않은지 걱정에 아침마다 벌떡 일어나 병원 면회시간에 가곤 했는데 나에게는 돌봐야 할 15개월 된 아기 둘째도 있었다. (둘째 아기는 친정어머니 혹은 언니, 동생에게 맡기고 갔다.)


인큐베이터로 들어간 쌍둥이들은 너무나 작았다. 첫째와 둘째 낳을 때만 해도 손가락끝에서 팔한마디 정도는 되어 보였는데 쌍둥이들은 딱 내 손바닥보다 조금 더 커 보였다. 이렇게 작은 아기라니! 한참을 내 손바닥 위에 아기들을 놓고 크기 비교를 해보곤 했다. 인큐베이터에 들어간 아기들을 보러 갈 때면 '캥거루 케어'라고 아기들을 엄마 배 위에 올려 놓고 엄마 심장 소리를 들으며 안정감을 얻을 수 있는 시간을 주셨다. 아기들이 잘 커주길 기도하는 마음으로 거의 매일 아기들 면회를 갔다. 많이 나오지 않는 모유를 애써서 짜서 가져가곤 했는데 아기들이 잘 클 수만 있다면 무슨 일이라도 하고 싶었다.


인큐베이터 병실을 들어설 때면 눈에 띄는 경고 문구가 있었는데 그것은 다른 아기들을 유심히 쳐다보지 말라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그 문구가 낯설게 느껴졌는데 자주 병실을 드나들면서 일반적인 아기들과 생김새가 조금씩 다른 아기들을 보게 되었다. 게다가 생사를 오가는 아기들까지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유심히 다른 사람들이 아기를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누군가에게 상처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다음부터는 눈빛마저 조심하며 내 아기들만 향해서 걷기 시작했다.


신이 정하신 40주의 임신 기간이 이렇게 소중한 줄 조산하기 전에는 미처 몰랐다. 폐가 완벽하게 자라는데 손톱과 발톱이 완성되는데 내장기관들이 자리잡고 제 기능을 하는데 시간이 필요했다. 그 시간을 못 채울수록 문제가 발생할 확률이 높았다. 다행히도 쌍둥이들은 큰 수술 없이 인큐베이터에서 잘 자라서 퇴원할 수 있었다. 그래도 100일이 되기 전까지 조심해야 한다는 의사선생님 말씀에 아기들 태어나고 50일쯤 되었을 때일까 사촌언니가 아기들 보러 온다는데 아기들을 못 보여주고 어른들끼리 만나자고 했다.


금이야 옥이야 키운 아기들은 이제 9살이 되었고 이제 키가 제법 커서 반에서 가장 큰 아이들이 되었다. 그래도 눈이 약시 기운이 있고 안 좋다거나 항생제 약에 두드러기가 날 때면 일찍 태어나서 그런가 의아하기도 하고 좀더 조심해서 조산하지 말걸 후회가 되기도 한다. 조산하기 전에는 몰랐다. 조산이라는 것이 이렇게 위험한 것임을 말이다. 둘째도 아기인데 쌍둥이 자매를 임신하면서 임신한 커다란 배 위로 둘째 아이를 올려놓고 다녔으니 말이다. 다시 그 때로 돌아간다면 조심 또 조심해서 쌍둥이 자매가 뱃속에서 다 크도록 심혈을 기울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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