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터 지킴이

by 키다리쌤

10년 넘게 놀이터 지킴이로 살았다.

네아이 모두 콧바람 쐬며 따뜻한 햇살 아래 시원한 바람 맞으며 놀아야 몸과 마음이 건강하다는 교육적 신념에 따라 5살 터울지는 아이들을 돌보다 보니 그렇게 되었다. 우리 집 아이들 돌보며 나무에 걸린 다른 아이 신발도 주워 주고 놀이터에서 다친 아이들 엄마들에게 전화도 해주며 위험한 놀이하는 아이들을 타이르며 놀이터를 지켰다.


대체로 시간도 정해져 있었다. 어린이집 하원하던 4시부터 7시까지 우리 집 아이들은 실컷 놀았다. 그 때쯤이면 아이들따라 엄마들도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 꽃을 피웠다. 남편에 대한 서운함을 비롯하여 시댁과 친정 이야기, 현재의 고민거리 등등 이야기를 나누며 딱히 문제가 해결된 것이 아님에도 말하는 것만으로 속이 시원하고 마음이 풀리고는 했다. (요새 초등학생 삼둥이들은 5시에서 7시까지 놀이터에서 논다.)


삼둥이들이 어렸을 때도 도움을 많이 받았다. 12개월 넘은 쌍둥들이 아장아장 걸어다니면 둘째까지 합쳐서 세 명이 각자 방향으로 걸어갔다. 그럴 때는 같이 수다떨며 친해진 엄마들이 아이 하나씩 맡아 봐주고는 했다. 그래서 매일 놀이터로 출근 도장 찍었는지도 모른다. 함께 수다 떨며 아이들도 같이 돌보고 딱히 육아공동체라고 규정짓지 않아도 엄마들끼리 서로의 처지를 돌보며 도움을 주고 받았다.


그리고 놀이터에서 놀다가 친해지면 서로의 집에도 방문하고는 했다. 삼둥이들을 키울 때 아이 셋을 어린이집에 30개월이 넘어 보냈는데 (둘째가 24개월쯤 어린이집에 보냈다가 장염에 걸려 3명의 아기들이 번갈아 가며 한달동안 장염으로 고생하고 난후 세아기 모두 30개월까지 어린이집을 보내지 않았다. 아기들이 아픈 것이 더 힘들었다.) 어린이집 보내기 전까지는 일주일에 두세번씩 다른 집들에 놀러 갔다. 함께 집에서 놀다가 그집 반찬으로 점심도 같이 먹고 오후에 집에 돌아와서 아이들과 낮잠 자고 이 생활의 반복이었다. 나는 아이들도 셋이나 되는데 많다고 오지 말라 하지 않고 문 열어 주는 친구 엄마들이 너무나도 고마웠다. 혼자서 아이 셋을 돌볼 때는 힘들기만 했는데 서로 초대해서 집에 모여서 함께 놀때는 시간도 빨리 갔다.


그렇게 나는 아이들을 키웠다. 때로는 바람이 때로는 이웃들이 그리고 놀이터가 아이들을 키워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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