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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규 Mar 26. 2021

광주 진보정당의 분열과 통합 (2008~2011)

진보신당과 민주노동당, 그리고 노동당

 2008년 3월 16일 진보신당이 창당되었다. 4월 1일에는 진보신당 광주광역시당 개소식이 있었다. 그러나 아직 창당 요건을 갖추지 못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정식 시당 창당은 2009년 12월 8일에 있었다. 진보신당 광주시당은 2008년 4월 총선에 지역구 후보 1명과 비례대표 후보 1명을 냈다. 김남희 후보가 서구갑 지역구에 출마하여 5.12%를 득표했으며 시당 관계자들의 설득으로 국회의원 비례대표 후보로 선거에 출마한 김상봉 전남대 철학과 교수가 비례대표 6번으로 선거를 완주했다. 당시 진보신당은 비례대표 6번 당선을 목표로 선거에 임했다. 김상봉 교수는 진보신당의 소위 '만남 강령'을 작성한 인물이다.


 그러나 진보신당은 50만4466표 2.94% 득표로 3% 봉쇄 조항을 넘지 못하고 의회 진출에 실패했다. 민주노동당은 97만3445표 5.68%를 득표하여 3명의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배출했으며, 강기갑과 권영길이 지역구 선거를 통해 의회에 진출했다. 그러나 2008년 총선 결과는 진보정당이 10석의 의석을 차지했던 2004년에 비해 크게 후퇴한 수준이었다.


<2008년 진보신당 광주시당 총선 결과>
진보신당 서구갑 김남희 2,182표 5.12%
<2008년 민주노동당 광주시당 총선 결과>
민주노동당 서구을 오병윤 8,552표 17.71%
민주노동당 북구갑 이봉훈 2,757표 4.75%
민주노동당 북구을 김현정 9,643표 12.21%
민주노동당 광산갑 조삼수 6,198표 10.86%
민주노동당 광산을 장연주 6,482표 17.86%


 2008년 총선 당시 민주노동당 광주시당은 광주지역 8개 지역구 중 5개 지역구에 후보를 냈다. 지난 2004년 총선에 비해 출마 지역구가 한 곳 줄어든 것이다. 이때의 선거에서 지역구 후보들은 평균 12%의 득표율을 기록하여 2004년 총선 당시보다 확연히 성장한 당세를 보여주었다. 가장 높은 득표율을 기록한 장연주 후보는 해당 선거구에서 월곡지역아동센터 대표, 광주시민센터 어린이 안전운동본부장 등을 맡으며 지역 활동을 해왔기 때문에 높은 득표율을 올릴 수 있었다. 서구을 오병윤 후보는 지난 선거 당시에도 같은 지역구에 출마했으며, 2년 전 지방선거 당시에는 광주시장 선거에 출마했었다.


<진보신당 광주시당(준) 2008 지도부>
시기 : 2008년 3월 ~ 2009년 12월 8일(공식 창당)
집행부 : 박종현, 윤난실, 윤승현(공동대표), 김상호(집행위원장), 최은순, 오재헌, 신성진, 백형기, 김선수, 박병욱, 정연옥(운영위원)
<민주노동당 광주시당 2008 지도부>
시기 : 2008년 2월 ~ 2010년 2월
집행부 : 강기수(위원장), 윤민호(사무처장), 안병강(동구위원장), 이이현(남구위원장), 김현성(북구위원장), 조삼수(광산구위원장)
<진보신당 광주시당 2009 지도부>
시기 : 2009년 12월 ~ 2011년 12월
집행부 : 윤난실(위원장), 김상호, 김승, 이삼자, 이영선, 김남희(부위원장)
특징 : 2011년 12월 5일 자로 통합진보당이 창당됨에 따라 진보신당 독자파를 제외한 광주시당 지도부가 진보신당을 탈당한 후 통합진보당에 합류하였다.
<민주노동당 광주시당 2010 지도부>
시기 : 2010년 2월 ~ 2011년 12월
집행부 : 윤민호(위원장), 최경미, 류정수, 김현성(부위원장), 이미옥(사무처장)


 진보신당은 2009년 재보궐선거 당시 울산 북구에 출마한 조승수 후보가 당선됨에 따라 원내정당이 되었다. 그러나 2010년 지방선거 전망은 어두웠다.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은 또다시 각자의 정당명을 내걸고 선거에 나섰다. 민주노동당은 이때의 지방선거에서 광주시장 후보로 장원섭을 내보냈다. 장원섭은 경기동부연합의 지도를 받고 있던 광주전남연합의 대표자로 사실상 광주 NL 세력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의사결정권을 가지고 있었다. 진보신당은 광주시장 후보로 윤난실 후보를 내세웠다. 이때 윤난실 후보가 내세운 조선대 시립대학화 공약이 상당한 반향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2010년 1월 19일 윤난실 후보가 기자회견을 열고 '조선대학교 시립화 공약'을 발표했다. 부패 사학재단인 조선대의 구재단 측 인사들은 즉시 반발했다. 조선대 동창회의 조환종 회장, 오병인 이사장, 김명현 사무국장 등의 회원들은 성명을 발표하여 “조선대학교는 1946년 고 박철웅의 교육철학과 건학정신을 내걸고 개교한 대학”이라고 주장한 후, “설립재단의 공적을 제쳐 놓고 시립 대학화를 공언한 것은 조선대학교 전 구성원을 모독하고 선량한 시민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발표했다. 이들은 시장 후보 선본에 난입하여 “조선대학교 설립 역사를 모르는 무식한 진보신당은 해산하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장원섭과 윤난실은 국민참여당 정찬용 후보와 함께 '반(反) 강운태 단일화'를 추진하기도 했다. 그러나 진보정당의 갈등은 이미 골이 깊었다. 단일화는 성사되지 못했다.


광주 진보정당 - 2010년 지방선거 결과

<광주시장>
민주노동당 장원섭 후보 39,455표(7.53%)
진보신당 윤난실 후보 30,834표(5.89%)

<구청장>
민주노동당 강기수(서구) 11,997표(10.68%)
민주노동당 정형택(북구) 44,608표(27.02%)
민주노동당 신중철(광산구) 12,861표(11.14%)

<시의원>
민주노동당 우승관 9,765표(34.11%)
민주노동당 강은미 13,544표(41.51%)/당선
민주노동당 성창우 11,618표(35.74%)
민주노동당 황차은 7,689표(32.08%)

<시의원 비례>
민주노동당 전주연(1번) 87,638표(16.86%)/당선
진보신당 이영선(1번) 23,468표(4.51%)
진보신당 정연옥(2번) 23,468표(4.51%)
국민참여당 황순영(1번) 66,444표(12.78%)

<구의원>
민주노동당 안병강(동구) 2,991표(21.76%)/당선
민주노동당 이대행(서구) 5,048표(23.02%)/당선
민주노동당 이은주(서구) 10,156표(36.64%)/당선
민주노동당 류정수(서구) 6,313표(22.02%)/당선
민주노동당 조홍영(서구) 5,255표(16.12%)
민주노동당 이이현(남구) 6,234표(18.59%)/당선
민주노동당 소재섭(북구) 5,449표(18.89%)/당선
민주노동당 김현성(북구) 5,885표(16.81%)
민주노동당 국강현(광산구) 3,475표(24.81%)/당선
민주노동당 이갑성(광산구) 2,793표(24.11%)
민주노동당 홍순희(광산구) 5,029표(31.23%)
민주노동당 김선미(광산구) 3,433표(21.33%)/당선
민주노동당 최경미(광산구) 7,971표(24.55%)/당선
민주노동당 김도훈(광산구) 7,965표(33.43%)/당선
진보신당 김승(북구) 2,272표(6.49%)
진보신당 조양진(북구) 2,689표(19.08%)

<구의원 비례>
민주노동당 김은아(서구) 28,783표(26%)/당선
민주노동당 배진하(남구) 18,652표(22.13%)/당선
민주노동당 최유진(북구) 38,047표(23.16%)/당선
민주노동당 김은정(광산구) 28,714표(25.09%)/당선
민주노동당 정홍채(광산구) 28,714표(25.09%)


 2010년 당시 민주노동당 광주시당과 진보신당 광주시당의 조직력에는 압도적인 차이가 존재했다. 민주노동당은 이때의 선거에서 광주시장, 구청장 3명, 시의원 4명, 시의원 비례대표 1명, 구의원 14명, 구의원 비례대표 5명 등 28명의 후보를 공천했고, 시의원 2명과 구의원 14명을 당선자로 배출했다. 심지어 지역구에 출마했던 강은미 후보는 광주 서구에서 민주당 후보를 제치고 41% 득표율을 얻어 당선되었다. 반면, 진보신당은 광주시장, 시의원 비례대표 2명, 구의원 2명 등 5명의 후보를 공천했고, 당선자를 배출하지 못했다.


 전국 선거 결과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2010년 당시 민주노동당은 기초단체장 3명, 광역의원 24명, 기초의원 115명을 배출했으나, 진보신당은 광역의원 3명, 기초의원 22명을 배출하는데 그쳤다. 진보신당은 선거에서도 졌을 뿐 아니라, 심상정 경기도지사 후보의 사퇴로 내홍에 휩싸였다.


 지방선거 직후부터 진보정당 통합에 대한 민주노총의 압박 수위가 높아졌다. 2008년 분당 사태를 극복하고 단일 전선을 형성하여 이명박 정권에 맞서자는 주장이었다. 진보세력 전반에서 민주노동당 및 진보신당에 이와 같은 요구가 이어졌다. 그러나 민주노동당 주도세력 일각에서는 진보신당과의 통합을 탐탁지 않게 여겼다. 특히 조직력으로 진보신당을 아득하게 압도한 민주노동당 광주시당은 더욱 그러했다. 그러나 이어지는 통합 요구에 2011년 5월 31일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민주노총 등이 모여 '진보정치 대통합과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을 위한 진보진영 대표자 연석회의'를 개최했다.


 이때 가장 큰 논란이 된 건, 역시 '북한' 문제였다. 지난 2008년 분당 사태 당시 북한에 당원 정보 및 당 중요 정보를 넘겼던 당원들에 대한 제명 문제가 핵심적 문제였던 것처럼 이때에도 북한에 대한 태도 문제가 핵심적 문제로 다루어졌다. 당시 연석회의 합의문에는 "북한 당국을 한반도 평화와 자주적 평화통일의 상대방으로 인정하되, 남과 북 정부 모두에 대해 자주적 태도를 견지하는 정당임을 분명히 한다"는 정도의 문구가 포함되었으나, 진보신당 활동가들은 이에 크게 반발했다. 국민참여당과의 합당 문제도 논란이었다. 결국 9월 4일에 열린 진보신당 임시 당대회 안건 '민주노동당과의 신설합당을 통해 새로운 진보정당을 건설하자'는 표결에서 재석 대의원 410명 중 찬성 222명 반대 188명으로 당규상 정족수의 2/3를 넘지 못하여 부결되었다.



 9월 5일 통합안 부결 직후 조승수 대표가 사퇴 의사를 밝혔다. 진보신당 독자파와 탈당파의 갈등의 골도 깊어졌다. 9월 23일 노회찬, 심상전 전 의원이 탈당하였고, 전국적으로 탈당파들의 탈당이 이어졌다. 이들은 '새진보통합연대'를 구성하여 민주노동당, 국민참여당과 합당 협상에 나섰다.


 진보신당 광주시당 역시 둘로 나뉘었다. 당시 당원 여론조사를 참고해보면, 호남권 당원 64.1%가 통합에 찬성하고 있었다. 그러나 독자파도 상당했다. 특히 지난 2000년 민주노동당을 결성하기 이전부터 진보정당추진위원회에서 활동하던 활동가들 중에도 독자파가 존재했다. 안영돈 전 시당위원장을 비롯한 색채가 강한 PD계와 진정추 일부 활동가들은 진보신당에 남기로 했다. 이로써 적어도 지난 2000년 민주노동당을 창당한 이래, 민주노동당-진보신당으로 이어진 11년간의 역사를 함께해온 당원들도 갈라서게 되었다.


 2011년 10월 4일 윤난실 진보신당 광주시당위원장이 당원게시판에 탈당 소식을 전했다.


진보신당을 떠납니다. 당원 여러분 모두에게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진보신당의 조직진로와 진보정당의 성장 방안을 둘러싼 치열한 토론은 9.4 당대회를 통해 일단락되었습니다.

우리 모두는 치열했고 열정을 다 했습니다. 그리고 적잖은 분들은 그 열정만큼 아파했습니다. 고통의 크기는 조금씩 다르겠지만 각자가 짊어질 수 있는 무게만큼이라 믿고 싶습니다. 또한 우리가 겪어 온 지난 시간은 진보정당과 진보정치, 또 모두의 성장을 위한 자양분이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저는 당의 부대표로 광주시당 위원장으로서 당대회 결과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지고 사퇴했습니다. 그리고 당의 결정에 대해 조직인의 자세를 지킬 것인지, 운동가로, 정치인으로서 자신의 정치적 신념을 따를 것인지를 놓고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내려놓습니다.
이제 진보신당을 떠납니다.

우리 사회 현실이 요구하는, 책임을 다하는 진보정당의 길은, 진보통합과 진보적 가치가 확장된 새로운 진보정당에 있음을 확신하기 때문입니다.

다시 길을 나서는 마음 무겁습니다. 하지만 옳다고 믿는 길이기에 용기를 내서 떠납니다. 몸과 마음이 더욱 커져서 조만간 다시 만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쉽지만은 않았던 지난 3년여 시간, 함께 해 주셨던 당원 여러분 모두에게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고맙습니다.



 2011년 12월 5일 민주노동당, 국민참여당, 새진보통합연대가 '통합진보당'을 창당했다. 통합진보당 광주시당은 2012년 1월 5일 창당대회를 진행했다. 1기 시당위원장으로는 윤민호(전 민주노동당 광주시당위원장), 임택(전 국민참여당 광주시당위원장), 윤난실(전 진보신당 광주시당위원장)이 공동 위원장이 되었다.


 광주의 진보신당 독자파는 윤난실 위원장 사퇴에 따른 신임 위원장으로 윤영대 위원장을 선출했다. 진보신당 광주시당은 2012년도 19대 총선 당시 북구을 지역구에 안영돈 후보를 출마시켰고, 안 후보는 2,139표(1.95%)를 득표했다.


<광주 진보정당사>


1. 민주노동당 광주시당사

2. 진보정당의 분열과 통합

3. 통합진보당 광주시당사

4. 진보정의당 광주시당사

5. 광주 진보정당의 역대 선거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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