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에게 그림책은 가끔 명상도구와도 같답니다
가만 눈을 감고 하는 명상은
잡념이 사그라들지 않는데
그림책을 보고 있노라면 명상하듯이
머리가 개운해짐을 느낍니다
끊임없이 흘러가는 하루속에서
끊임없이 해야할 과제들을 처리하기 바쁜 나날이 반복됩니다
너무 현실에 치이다보면
어느새 메마른 가슴이 되어 버리고
웃음보다는 한숨의 무게가 나를 짓누릅니다
오늘을 살면서도 오늘에 갇힌 기분은
오늘을 바라보지 못하게 하고
내일을 꿈꾸지 못하게 합니다
잃어버린 것은
꿈일까요? 즐거움일까요?
얼마전 햇살 가득 내리는 벤치에 앉아 있을때
오늘이 찾아왔습니다
그 순간
눈부신 햇살과
겨울의 찬기속 나른한 오후의 기운은
지금 이 순간을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혼자가 아닌
함께하는 이가 있음을 분명하게 이야기해주는
길동무가 있습니다
외로움과 고통의 자국은 옆을 보지 못하게 합니다
자신을 바라보고 지켜주는 시선을 느끼지 못할 만큼 자신의 슬픔에 빠져있기 때문이지요
마지막 노인과 개는 비를 맞는 현실은 여전하나
노인은 함께하는 개를 의식하게 됩니다
여전히 빗속이지만
나를 지켜줄 내가 지켜낼 것을
알아채므로 그렇게 살아갈 이유에 한발짝 다가섭니다
때로는 침묵이 서로의 언어가 된다는 것은
비로소 침묵할 때 알게됩니다
가만 바라봄은 그 어떤 말보다
강한 힘을 가지고 있으니까요
여전히 혼자인거 같지만
혼자이지 않습니다
가만히 바라보는 이가 있으니까요
가장 어두운 곳에서
가장 밝은 빛을 내는 별이 있다는 것은
어둠속에 있어야지 알 수 있는 것
가만히 바라봄의 시간은 성장을 이룹니다
그 성장은 결코 혼자 이뤄낼 수 없습니다
지금 내가 바라보는 상대는 누구이며
나를 바라보는 이가 누구일지
소중한 이를 발견하는 시간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