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한 번씩 밀려오는 불안감은 지극한 현실을 마주한 순간이다
현실을 살아가고 있지만 닥쳐오는 현실은 또 다른 결의 현실이다
내 의지보다는 세상 돌아가는 판국에 내 현실이 얹어지는 것
그것이 가끔 가슴을 답답하게 만든다
불현듯 나를 감싸 쥐는 불안이 내 온 감각을 자극하며 현실에만 몰두하게 한다
마주한 현실은 과거의 후회만을 불러올 뿐
아무런 힘이 없다
힘이 없으니 더 불안해진다
시선을 다른 곳으로 옮기려 그림책 편다
'주문을 말해 봐'라니
무슨 주문을 말해볼까
집이 생기게 해달라고 할까?
집 사게 돈을 달라고 할까?
그도 아니면 집값이 떨어지게 해 달라 할까?
'디테디오스'
'디테디오소'
'디테디오스'
결코 염려하지 않는 사람
그래 이게 좋겠다
디테디오스가 되고 싶어요
정말 마법이 이루어진 거처럼 얼굴에 미소가 번진다
한 끗 차이로 뒤바뀌는 사람의 마음이라니
이렇게 또 살아지는구나
살아갈 힘이 나게 되는구나
비록 무자비한 현실이 바뀐 건 아니지만
불안을 떠안고 벌벌 떤다고도 현실이 바뀌는 건 아닐 테니
불안이라도 떨쳐낼 수 있다면
주문 백개도 외칠 수 있을 거 같아
디테디오스
내가 어쩔 수 없는 현실은
그저 현실로 두고
어쩌면 나의 모든 바람의 기운들이 그 어딘가에 닿기를 소원하며
내 의지로 바뀔 수 있는 현실을 소유하자
주문을 말해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