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이제 그런 말 하지 마세요"
사실인 것 같지만 사실이 아닌 것들
아이들이 가끔씩 무턱대고 무엇이든 사달라고 졸라댈 때가 있다.
그럴 때면 입버릇처럼 이런 말이 나온다.
"야. 땅을 파봐라 십원 하나 나오는 줄 아니?"
그날도 무엇 때문이었는지는 기억이 나질 않지만 이 말을 내뱉었고, 아이들도 그냥 그렇게 넘어가는 듯했다.
그러고는 며칠 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알람 소리에 맞춰서 등교 준비를 끝내고 현관 앞에서 잘 다녀오란 인사를 하고 문을 닫았다.
2분이 지났을까..?
갑자기 누군가 문을 쾅쾅 두드렸다.
'아침 일찍 우리 집에 올 사람이 없는데 누구지?'
순간, 아이들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겼나 싶어서 얼른 현관문을 열어젖혔다.
역시나 문 앞에는 아이들이 헉헉 거리며 서 있었고 다행히 다친 것 같지는 않아 보였다.
"왜왜? 무슨 일이야?"
"엄마... 헥헥.. 이거 봐 봐"
"응?"
두 아이는 손바닥을 펼쳐 보였다.
첫째 아이의 손에는 100원이.. 둘째 아이의 손에는 200원이 반짝거리고 있었다.
"이게 웬 돈이야??"
아이들은 또다시 헉헉 거리며 말했다.
"엄마 있잖아~ 헉헉.. 집 앞에 나갔는데 나무 있는 곳 알지? 그 흙에 들어갔다가 발로 슥슥 하니까 돈이 있었어~!"
"거봐 엄마~ 땅 파면 돈 나오지?! 이제 그런 말 하면 안 된다니깐~ 헥헥.."
"하하하~"
그랬다
땅을 파면 돈이 나올 수도 있었다.
그러고 보니 어릴 때부터 내가 듣던 말이라 익숙해서인지 세뇌가 된 것인지.. 나도 모르게, 아니 모르면서 하는 말이 많다.
생각해 보면..
엄마의 말을 잘 들어도 자다가 떡이 나온 적은 한 번도 없었고,
밤에 피리를 불면 뱀이 나온다더니, 피리 대신 리코더를 불어서일까? 아무리 불어대도 뱀은커녕 엄마의 잔소리만 계속 나왔었다.
또 돼지꿈을 꾸어도 복권에 한 번도 당첨된 적이 없다.
심지어 발은 어떤가..
발이 크면 키가 크다고 하지 않았던가?
우리 남편은 발만 크다.
집에 손님이라도 오면 남편 신발만 보고 키가 190cm는 되는 줄 안다
나는 발도 작고 키도 작다.
아이들은 발이 크다.
이건 뭐..
아이들이 다 커봐야 확실히 말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