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일구팔구 팔레트 Oct 31. 2020

2년 만의 가을

몰타의 부겐빌레아 그리고 서울의 단풍


몰타의 부겐빌레아 그리고 서울의 단풍

젬마, 1년 전 내가 몰타에서 쓴 편지를 기억하니? 낙엽 하나 지지 않는 몰타에서 서울의 가을을 그리워했던 나를 말이야. 그때 난 붉은 단풍 대신 파란 하늘 아래 눈부시게 피어난 부겐빌레아를 보며 마음을 달래야 했지. 그래서인지 올해 2년 만에 맞이하는 이 가을이 무척 소중하게 여겨져. 그래서 낙엽을 하나 둘 주워 책에 꽂아 예쁘게 말려 두며 가을을 더 오래 간직하려고 분주히 지내고 있어.

그런데 있잖아, 한편으로는 반가웠던 서울의 가을 앞에서 지난해 가을 없이 지냈던 몰타가, 그곳에 피었던 부겐빌레아가 사무치게 그리운 거 있지. 나는 왜 몰타에서 그 흔한 부겐빌레아 꽃잎 하나 주워 오질 않았을까? 부디 언젠가 다시 몰타에 닿아 그 생경했던 가을을 다시 맞이할 수 있다면, 그땐 부겐빌레아 꽃잎 하나를 꼭 좋아하는 책에 꽂아두고 싶어.

매거진의 이전글 퇴근길의 우면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