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애가 수술을 받았다. 편도에 결석이 생겨서, 편도를 절제하는 수술이었다. 요즘 병원에서 입원과 수술을 하면, 환자와 보호자 한 명도 코로나 검사를 받고 음성 판정을 확인해야 한다. 그리고 그 보호자는 병원 밖으로 나가지 못한다. 수술할 때도 수술실 밖에서 기다리지 못한다. 수술실 앞까지 따라갈 수는 있지만 보호자는 곧바로 병실로 돌아와야 한다. 수술이 끝나고 환자가 병실로 돌아올 때까지 상황을 문자로 전달받을 뿐이다.
다행히 수술은 잘 끝났다.
편도를 절제한 뒤에는 음식에 제한이 생긴다.
우선 2주 동안 딱딱하고 질긴 음식을 못 먹는다. 맵고 짠 음식은 물론이거니와 덩어리가 있는 음식도 초기에는 못 먹는다.
미음에 가깝거나 아주 푹 끓여 흐물흐물해진 죽 정도만 가능하다. 물김치 국물만, 식혜도 국물만 먹을 수 있다.
병원에 있을 때는 환자식을 먹으면 되는데, 퇴원하니 음식을 어떻게 먹어야 하는지 고민스러웠다.
우리 집에는 네 명이 산다. 하지만 즐겨 먹는 음식이나 식단에서 자주 먹는 음식들이 다른 경우가 많다.
나는 밥 양을 반으로 줄이고 단백질과 채소를 많이 먹는다. 반려는 모든 음식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 작은애는 현재 면역력에 문제가 생겨서 몸을 다스려야 하는 상태라서 못 먹는 음식들도 많고 조절해야 하는 음식도 많다. 그래서 평소 식탁에는 둘째가 먹지 못하는 음식들은 되도록 올리지 않는다. 기름기가 너무 많거나 단 음식, 밀가루 등은 식탁에서 뺀다. 또 특정 음식들도 빼는 경우가 많은데, 작은애가 친구를 만나러 가는 날만 그 음식들을 먹는다.
그런데 큰애까지 음식을 조절해야 하니 부엌에서 내가 해야 할 일이 더 늘었다.
죽이나 스프를 먹을 수 있지만, 초기에는 덩어리 있는 음식들을 삼키기 고통스럽다 해서 모든 죽들을 블렌더로 갈아야 했다. 일단 죽을 쑤고, 갈고, 다시 식혀야 했다.
모름지기 죽은 따뜻하게 먹어서 속은 편안하게 하는 음식인데 그걸 식혀서 차갑게 해야 먹을 수 있다니 먹는 사람은 얼마나 힘들까?
옛말에 ‘식은 죽 먹기’라는 말이 있는데, 사실 식은 죽 먹기보다 더 힘든 건 식은 죽을 먹는 가족을 보는 것이다.
식은 죽과 아이스크림으로 연명하던 큰 애는 조금씩 상태가 좋아지고 있다.
마지막 약을 다 먹고 나면 뜨뜻한 삼계탕을 먹기로 했다.
이제 큰애를 위해 드리던 기도를 아픈 사람들을 위해 하고 있다.
그대들, 부디 건강을 되찾으시길!
그래서 다시 같이 밥 먹고 차 마시고 와인을 마시는 일상을 같이 누리기를!
그대가 식은 죽을 먹거나 죽조차 넘기기 힘든 날을 견디고 있더라도, 이 글을 읽는 것이 힘들어 넘기더라도, 당신을 위해 기도를 보태는 사람이 있음을 잊지 마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