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의 기준
나는 어떤 사람일까?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을까? 지금까지 나는 어떤 사람이었을까?
사람들은 누구나 세 가지의 모습을 가지고 있다. 내가 바라보는 나, 타인이 바라보는 나 그리고 진짜 나. 아무리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본다고 해도 사람의 뇌는, 심리적 기질은 자신을 방어하고 있다는 것을 얼핏 책에서 본 적이 있다. 기억하고 싶지 않은 부분은 지워버리고 의지와는 무관하게 자신에게 좋은 쪽으로 기억이 변화하여 저장되는 일종의 본능?
따라서 같은 상황이 발생하여 그것이 기억으로 저장될 때 사람마다 다르게 입력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내가 실수로 물컵을 쏟아 옆 사람에게 물이 조금 튄 상황이라면 나에게는 ‘아 그때 실수로 물컵을 쏟아서 그 사람한테 진심으로 사과했었지…’로 기억이 된다면 다른 사람에게는 ‘하 그 사람 일부러 물컵 쏟아 놓고 실수인 척 사과만 하네..’라고 기억되는 상황이 있을 수도 있겠다.
요즘 회사에 정말 싫어하는 사람이 생겼다. 지각을 밥 먹듯이 해서 팀 회의와 업무에 지장을 주고, 자신 때문에 생긴 ‘지각비 Rule’에 부당하다며 이의를 제기하고 “지각비 안 내! 배 째!” 하는 뻔뻔함과 성의 없는 회의 준비, 무단 팀비 사용 등등.. 그 사람이 싫어지면서부터 그 사람의 행동 하나하나까지도 마음에 들지 않기 시작했다. 어제는 자리에서 조는 모습까지도 어찌나 꼴보기가 싫던지…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저 사람은 객관적으로 나쁜 사람인 것일까?’ 장발장처럼 저 사람도 며칠을 쫄쫄 굶어 배가 미친 듯이 고픈 것과 대적할 만한 명분이 있지는 않을까? 물론, 이런 생각으로 수많은 ‘진짜 나쁜 짓’을 용서할 수는 없겠지만 어느 정도의 오차는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나에게 그 사람이 싫은 건 변함없는 사실이지만(너무 오랜 시간 노매너 행동을 해왔고 수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문제로 싫어하기 때문에) 한번 생각해 볼 만한 문제인 거 같다.
나는 항상 누군가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하는 사람이었다. 일종의 착한 아이 증후군. 하지만 이 모든 걸 종합해 본다면 정말 시간 낭비였던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별로 착하지 않았던 나의 모습을 착한 짓을 했다고 기억한 것일 수도 있고, 꾹꾹 참아 진짜 착하게 행동했던 그 순간을 타인은 나를 나쁜 사람으로 기억할 수도 있지 않겠는가. “좋은 사람이다. 나쁜 사람이다” 이 흑백논리가 과연 정당한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