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슬픔

잃어버린 생일

by 행운의 여신


눈물이 난다.
나도 모르게, 아무 말도 없이
두 뺨을 타고 고요히 흘러내린다.
마치 오래전부터 예정된 것 같은
이 액체는 평생 기억 될 내 봄의 끝자락


아무 말 없이 떠나는 계절처럼
너도 그렇게 말없이 사라졌다

손끝으로 네 뒷모습을 더듬던 나는

내 마음이 얼마나 약한지

얼마나 쉽게 무너지는지 그제야 알았다


잡힐 듯, 그러나 잡히지 않았던 너

하늘도 구름 속에 슬픔을 감춘 채

내 안의 풍경들이

하나둘 조용히 무너져 내리는 걸

묵묵히 지켜보고 있다


이제야 알겠다.

이별의 아픔은

등을 돌리는 그 순간보다

그 후에 너를 기억하며 살아야 하는

긴 날들 속에 숨어 있다는 것을.


문득,

너와의 기억들이 떠오른다

그 모든 것이 이젠 희미하고 너무나 멀다

너 없는 내 하루는

아무 일도 없이 흘러가 오히려 더 아프다


지금도 너의 기억에 머물고 있는 나

나는 너를 천천히,

아주 천천히 보내주고 있다






keyword
이전 12화별에게 바치는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