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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초 Aug 27. 2023

4. 스타트업 B2B 세일즈로 취업했다

HR 한다고 글 3개나 쓰더니~

정규직 전환이 거의 확정인 인턴에 합격했다. 


누가 읽는다는 가정을 하지 않고 쓰는 일기장 같은 곳이라 배경 설명을 하지 않으려 했다. 그럼에도 '취준', '취업', '세일즈' 등 어떤 키워드로든 들어오는 취준생이나 다른 사람을 위해 단 한 줄로 배경을 설명하겠다.


PM에서 개발자 하겠다고 하다가 HR 가겠다고 구구절절 3편을 썼다. 


끝이다.


그럼 '왜 세일즈로 취업했는지 / 어떤 직무인지' 순으로 마무리하겠다.


1. 왜 세일즈로 취업했나요?


a. 영업을 할 줄 알면 어디서든 먹고 살 수 있을 것 같았다


만약 내가 영어를 할 줄 안다면 외국 가서 영어로 물건, 솔루션 등을 팔 수도 있다. 워홀을 꿈꾸는 나에게는 이만한 일이 없었다. 


나중에 어떤 일을 하든 사람을 만나야 한다. 작업을 혼자 할 수는 있겠지. 하지만 사람과 소통을 안 할 수는 없다. 그런데 이 세일즈는 제품에 관심 없는 사람 혹은 필요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제품을 구매하도록 만드는 직무다. (고객이 제품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가정 하에)


이를 위해 고객의 특징을 파악하고, B2B니 산업군도 파악하고, 회사 사정도 조사한다. 그걸 토대로 가설을 성립한 후, 제안한다. 이걸 할 줄 알면 어디든 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나라를 넘어 산업군조차도. 실제로 그렇게 산업군을 계속 바꾸신 영업 현직자분과 커피챗도 했다.



b. 영업, 모든 직무의 기본


유튜브, 현직자와의 인터뷰, 다른 블로그 등을 보며 종종 보는 사실이 하나 있었다. '영업은 어떤 직무로든 갈 수 있다.' 현장을 알고, 고객을 계속 접하는 직무이기에 이 경험이 어떤 직무에서든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반대로 다른 직무에서 영업을 가기는 어렵다. 영업은 신입 때만 할 수 있는 직무다. 중간에 영업으로 바꾸려면 힘들다. 


위와 같은 내용을 접했다. 직무 고민으로 방황 중인 내게 솔깃한 내용이었다. 실제로 PM 인턴을 하며 현장을 모른다는 생각을 계속 했다. 기획이든, 뭐든 전략을 세워야 한다면 현장을 알아야 수월하다는 걸 짧은 인턴 경험으로 깨달았기에 더 와닿았다.


2. 어떤 직무인가요?


a. 인사이드 세일즈입니다


회사 공고에는 크게 3가지가 적혀있다.

- 콜드 콜, 콜드 메일

- 세일즈 팀 보조

- 온 • 오프라인 행사 기획 (이건 신입이 할 수 있는 건지... 제일 기대되는 업무인데 제일 걱정된다)


찾아보니까 세일즈 종류가 엄청 많았다. 드라마에서 많이 나오는 현장에 가서 직접 영업하는 것만 있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인바운드라고 들어오는 고객을 담당하는 세일즈, 아웃바운드는 말 그대로 신규 고객 발굴 등. 


보통 신입이 많이 하는 일이 콜드 콜이나 콜드 메일로 미팅을 잡는 것이었다. 적어도 내가 본 JD는 다 그랬다. 처음에는 거부감이 있었다. 다들 비슷할 거라 생각한다. 


'콜 하다가 욕 먹으면 어떡해?', '의기소침해지지 않을까?' 등.


(사실 제일 먼저 든 생각은 '요즘 같은 시대에 아직도 이렇게 영업한다고?' 였다. 2023년이나 됐는데 뭔가 좀 다를 줄 알았다.)


대기업에 다니는 B2B 세일즈 현직자에게 실제로 이런 식으로 영업을 하냐고 물었는데 아무래도 대기업은 찾아오는 고객이 압도적으로 많아서 굳이 콜드 콜이나 콜드 메일을 하지 않는다고 했다. 오히려 제안서를 엄청 쓴다고 말해주셨다.


근데 또 찾아보니 기업의 규모가 생각보다 커도, 외국계여도 콜드 콜을 꽤 많이 했다. 심지어 시니어 분들도 많이 하는 방법이었다. 이런 방식은 많이 안 쓰는 줄 알아서 거부감이 있었던 거라 알게 된 후에는 별 생각이 없어졌다. 


오히려 멋있다고 생각했다. 음성으로만 그 짧은 시간에 미팅을 성사시키다니!


3.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a. 업무 루틴 빨리 파악하는 거랑 영어요


- 업무 루틴

첫 인턴 때 의욕이 앞서서 지금 생각하면 '왜 저래...?' 의 연속인 행동만 계속 했다. 그걸 수정해주시고 바른 길로 이끌어주신 팀장님에게 아직도 감사하다. 정말 인생의 커다란 행운 중 하나가 팀장님을 첫 팀장님으로 만난 것이다.


팀장님이 그때 '힘을 풀어라. 단초님은 그냥 밝게 웃고, 동료들과 잘 지내고, 회사가 어떤 곳인지를 알면 그걸로 충분하다.'를 진심 어린 마음으로 말씀해주셨다. 그 말을 듣는 순간 거짓말처럼 몸의 긴장이 풀렸다. 매일 잠에 들지 못했는데 (사실 마지막까지 그러긴 함) 잠을 잘 수 있었다. 


무엇보다 그 뒤로 내 업무 능률이 미친듯이 올랐다. 고작 인턴이라 능률이 올라봤자 엄청 조금 오르긴 했다. 프로젝트 진행 상황이 모두 이해가 갔고, 부서 간 협업 시스템도 빠른 시간 안에 파악이 됐다. 그동안 상황을 보고, 보조하면서 쌓인 지식이 긴장 때문에 어우러지지 못하고 머릿속에 둥둥 떠다녔다. 그것들이 한번에 퍼즐처럼 탁탁 맞아 떨어졌다.


위의 경험으로 다음 인턴 때는 무조건 '힘을 빼고, 욕심부리지 말기. 업무 흐름부터 빠르게 파악하기.' 이 태도로 지내기로 했다. 나는 일머리가 없다. 전형적인 성실하게 맡은 일을 하는 사람이다. (퀄리티는 쌩신입이니까 넘어갑시다) 그렇기에 더욱 필요한 자세였다.



- 영어 

진짜 할 말 많다. 외국계 대기업 인턴 면접을 봤다. 거기서 내 전공과 이력을 조금 티 날정도로 좋아했다. 그런데 영어를 못해서 떨어졌다. 


면접관님 스페인어도 하시더라


스스로에게 화가 났다. 맨날 쉐도잉 2개월만 멈춘 나, 시간 내서 영어를 하지 않은 나, 이 모든 걸 알면서도 안 한 나...


그래서 냅다 영어 학원을 결제했다. 의지를 돈으로 사기로 했다. 빡세기로 유명한 곳인데 될지 모르겠지만 드라마 쉐도잉도 병행하려 한다.


1년 간 퇴근 후에 그냥 영어만 할 거다. 다른 건 모르겠다. 알아서 되겠지. 영어만 한다.


4. 끝입니다


이렇게 길고, 아무런 영양가도 없고, 브런치의 느낌과 맞지 않는 글을 누가 읽을까 싶긴 하다. 만약 여기까지 읽으신 분이 계시다면 정말 감사합니다. 


앞으로는 일하면서 느낀 점, 영어 공부 후기를 들고 오지 않을까.  


그럼 다들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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