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산 화장터를 지나면서
불꽃 타오르는 소리가 어렴풋 들린다
버너 소리인가
뜨겁다는 아우성인가
사람들은 저렇게 흙이 되는구나
화장터는 세 번 가봤다
장모, 처제, 고향 친구
기름 냄새와 어우러진 야릇한 내음
아궁이에서 한 줌의 재로 식어 나오던 그날
생의 마지막에 대한 그 기억들
맴맴맴...
사람 불타는 소리 사이로
매미 울음소리 요란하다
사람이 불타고 있어요!
사람을 태우고 있어요! 한껏 소리친다.
맴맴맴...
울타리 안은
불타고 울고불고
울타리 밖은
웃고 떠들고 산을 오르고 있다
남의 죽음에 아랑곳하지 않는 게 세상 규칙이다
3일장 딱 3일만 울고 다들 자기 길 떠난다.
개나 사람이나 3일 만에 잊히긴 마찬가지 샘샘이다
개들은 죽으면 먹히거나 버려지거나
사람이 죽으면 땅속이나 항아리에 가둔다
내가 보기엔 꽁꽁 분명 구속인데
사람들은 모신다고 말한다.
살아있는 인간 지들 편하자고 만든 규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