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경이 있는 드로잉(제5화)

드로잉 왕초보 성장일기

by 최송목

드로잉 왕초보 성장일기

드로잉 수업 4일째 날!

사진 고르기가 쉽도록 하기 위해 그동안 찍어둔 컬렉션 가운데 160컷 정도를 준비했습니다. 지난번까지는 핸드폰으로 보고 그렸는데 화면이 작아서 불편했습니다. 그래서 이번 시간부터는 집에 있는 구형 태블릿을 찾아내 큰 화면으로 보면서 그리기로 했습니다. 그동안 별 활용도가 없어 방치한 물건인데, 드로잉 전용화면으로 짜잔- 재탄생시킨 겁니다.

오늘 드로잉은 난이도를 높일 겸 한 걸음 더 용기를 내서 배경이 있는 사진을 골라봤습니다.

그동안은 눈, 코, 입, 강아지 등 단순 사물만 그렸는데, 이제 배경을 넣어 같이 그리는 새로운 도전을 하는 겁니다.




먼저, 각 풍경의 주요 사물의 크기부터 정하기로 했습니다.

1. 주인공 '보드라'의 크기를 강조하기 위해 약간 클로즈업 크게 표현하기로 하고,

2. 배경은 사진 실물보다 좀 작게 표현하기로 했습니다.

3. 강아지, 좌우 덤불, 건물의 각 크기를 정해 봤어요

4. 강아지 표정의 핵심도 파악합니다.

- 게슴츠레한 오른쪽 눈

- 약간 감긴 듯 보일락 말락 한 왼쪽 눈,

- 새까만 코와 쭉 빠진 혓바닥

- 그리고 팽팽한 목줄

막상 시작하려 하니 또 손에 맥이 풀립니다.

강아지 표현만 해도 벅찬데, 배경까지 신경 쓰려니 갑자기 자신감이 뚝 떨어졌습니다.


강아지 크기는 대강 잡았는데 "다음은 어떻게 해요?"손은 분명 내 손인데 남의 손 같이 꼼짝달싹 움직여 주질 않습니다. 선생님께 구원의 손길을 요청했습니다.

"뭐부터 시작해야 하죠?" 일초의 망설임도 없는 답이 왔습니다.

"먼저 강아지부터 그리세요"

"네" 역시!

망설일 때는 선생님의 단호한 떠밀림이 필요합니다. 선생님이 옆에 계시니까 힘이 됩니다. 대신 그려주는 것도 아닌데, 뭔가 잘 그려질 것 같은 느낌, 그게 레슨의 힘, 스승의 든든한 힘 아닐까요? 문득 자전거 배울 때 뒤에서 잡아주는 느낌이 생각납니다. 운전대를 직접 잡아주지는 않지만, 든든한 믿음의 뒷배 같은 거 말입니다.

강아지 특징과 대강을 그리고 나니

문득 배경이 걱정되어 일단, 진한 부분(풀, 숲 덤불)부터 칠하기로 했습니다.

"모든 물체는 가까워질수록 진하게,

멀어질수록 흐리게 표현해 주세요"

처음에는 이 말을 흘려듣다가 가만히 곱씹으니 무슨 의미심장한 철학자 말씀같이 되울려와닿았습니다.


아무튼 지금 우리 선생님의 말씀은 절대 거역할 수 없는 지상명령입니다. 반드시 그리해야 합니다.

안되면 지우면 되니까

일단 칠하고 보는 거지 뭐

오늘도 지우개로 "톡톡톡..."

드로잉에서 지우개의 힘이 이렇게 강할 줄 몰랐습니다.

오늘은 배경까지 추가로 그려야 해서 너무 시간이 빨리 흘러갔습니다. 그래서 몇 가지 아쉬움이 남는 4교시였습니다.

- 강아지 털의 미세 처리,

- 배경 덤불 처리의 미숙함

- 그리고 가장 힘들었던 게 그림자 표현이었습니다.


쨘... 그런데 그려 놓고 보니 좀 이상해 보입니다.

옆에 계신 동료 작가 학생들 하는 말씀 "모델은 '공주'인데, '버려진' 강아지 같아요"라고 하시네요 ㅎㅎ

집 강아지에서 산 강아지로 변해버렸군요. 조금 아쉽습니다. 그나저나 그림 그리다 보면 시간은 엄청 빨리 갑니다. 오늘도 좌충우돌하다 보니 드로잉 90분 수업이 후딱 끝났습니다.


정확하게는 뭔지 잘 표현이 안되지만, 이렇게 하루하루 조금씩 성장해가는 자신을 바라보면서 저 스스로를 격려해 봅니다. 그리고 이 모두 선생님 덕분이라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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