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경 동시들

동시에 동시해

by 보리

나비

달랑

두 쪽짜리

책인데,


한 계절이 담겨 있다

온 들꽃 향기 서려 있다.







4월 9일


5월 5일을

어린이날로 정한 것처럼

4월 9일을

사구 날로 정하자.


정말 정말 사고 싶었지만

엄마 아빠 때문에

못 샀던

장난감 49

게임기 49

아바타 49

게임머니 49


그나저나

이날을 만들었다고

엄마 아빠가

8월 9일을

팔구 날로 정하면 어떡하지?


내가 산

장난감 89

게임기 89

아바타 89

게임머니 89







나랑 나랑 놀 사람


냉장고가

“나랑 나랑 놀 사람 여기 여기 붙어라.”

외치자


중국집 메뉴판이

척 -


주간 계획 안내표가

척 -


병따개가

척 -


치킨 전단지가

척 -


피자 전단지가

척 -








절대 나누면 안 돼


빵 하나도 콩 한 쪽도

서로서로 나누면

참 좋지만


절대, 절대

나누면 안 되는 것


그것은 바로


여기는 남쪽

여기는 북쪽








13


나비가 날개를 접었다.


잡을까

말까






1977년에 태어났으며,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2013년 동시 「언제쯤이면」으로 매일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고, 동시 「나비」 외 11편으로 제11회 푸른문학상 ‘새로운 작가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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