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누군지 몰라도

by 행윤

낯선 여자가 내 카페 문을 열고 들어왔다.


마치 오래전부터 이곳을 알고 있었던 것처럼.

마치, 나를 알고 있었다는 듯이.


그녀는 익숙한 발걸음으로 다가와, 내 앞에 앉았다.

조용한 목소리로 내 이름을 불렀다.


“오랜만이야, 리안.”


나는 잠시 멈춰 섰다.


그 이름, 리안.

내 이름을 그렇게 부르는 건 처음 보는 여자였다.


“… 저, 혹시 저를 아세요?”


여자는 잠시 흔들리는 눈빛을 보였지만, 금세 웃으며 대답했다.


“아, 미안. 내가 착각했나 봐. 그냥 커피 한 잔 마시러 왔어.”


익숙한 척, 태연한 척.

하지만 뭔가 이상했다.

말투가, 눈빛이, 그 미소가.

내가 정말 모르는 사람인데, 왜 이렇게 낯익을까.


나는 조심스레 물었다.


“어떤 커피 드릴까요?”


“늘 마시던 거. 네가 추천해 줘.”


그녀는 마치, 우리가 이런 대화를 수없이 반복해 온 것처럼 말했다.


나는 말없이 커피를 내렸다.

하지만 손끝이 조금 떨렸다.

그녀의 뒷모습이 어쩐지 오래된 기억의 그림자처럼 내 안에 남아 있었다.


“여기요. 오늘은 제가 대접할게요.”


그녀는 고맙다고 웃으며 커피를 받았다.

내가 만든 커피를 마시며, 내 얼굴을 오래 바라보았다.

그 순간, 나는 이상하게도 그 웃음을 놓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혹시… 자주 오시나요?”

“응, 매주 일요일마다.”


그녀는 짧게 대답했다.

어쩐지, 그 말이 내 가슴 한쪽을 콕 찔렀다.


“… 제가 정말… 기억을 못 해서 죄송해요.”

“괜찮아. 어차피 처음부터 다시 사랑하면 되니까.”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카페 문이 닫히고, 나는 홀로 남았다.


머릿속이 복잡했다.

처음 보는 여자였다.

그런데 왜, 이렇게 가슴이 저릿할까.

처음부터 다시 사랑하면 되니까?

미친 여자인가.


나는 창가에 앉아 그녀가 떠난 방향을 바라보았다.

그곳에선 아직, 그녀의 잔향이 남아 있었다.


‘이상하다. 난 정말, 저 사람을 모른다.’


그런데 어쩐지, 그날 이후

나는 일요일을 기다리게 되었다.


(다음화 예고)

사랑의 사신이 내 앞에 나타났다.

“살리고 싶어?“

그 순간, 모든 게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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