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글을 쓰는가
고등학생 때는 글을 쓰며 스트레스를 풀었다. 매일 밤 일기를 썼다. 새벽 두 시까지 꾸벅꾸벅 졸면서 무언가를 쓰다가 책상에 엎드린 채 잠든 적도 많다. 졸면서 쓴 일기는 글자를 거의 알아볼 수 없었지만 상관없었다. 다시 읽지 않았으니까. 그때는 기록이나 성찰을 위해 일기를 쓰지 않았다. 오직 배설하고 토로하기 위해, 들끓어 오르고 폭발할 것만 같은 감정을 덜어 내거나 잠재우려고 썼다. 그렇게라도 쏟아 내지 않으면 자해하거나 가출하거나 미쳐 버릴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