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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닥노닥 Jul 14. 2023

무한원점

언젠가 반드시 만나게 될

나는 하나의 공간이다


사람들은 두려워하고 멀리하는 어둠이며 아무도 찾지 않는 폐허다

그들의 기대와 공포와 달리 실체없이 존재하는 나는 경계가 없으며

움켜쥐어지지 않은 의지는 민들레 홑씨처럼 유유히 바람에 휘날린다 


물이 물이고, 바람이 바람이듯 

소리마저 닿지 않는 진공(眞空)은 나에게 세계의 처음이자 끝이였기에 

진공 역시 곧 나의 운명이라 그리 믿는다. 


무엇을 위한 것인지도 모른채 부던히도 애쓴 날에도

나는 우두커니 대지의 습기를 끌어안은 나의 폐허를 지킨다 

억겁의 세월에 슬픔을 잊고 눈물이 마르더라도 나는 나의 적막을 지킨다


먼 훗날 이곳을 들여다볼 이 있을까

그때 나는 하나의 실체일 수 있을까

끝내 무한원점에서 당신을 만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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