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내가 만들었던 첫 서비스가 종료된다는 소식을 들었다. 작년 사업부서 팀장으로 일하며 팀원들과 함께 기획부터 개발, 영업, 제휴, 그리고 베타 오픈까지 모든 것을 해냈던 서비스였다. 조직 개편으로 담당자가 사라졌으니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었다. 예상했던 결과지만 마음 한구석이 아린 것은 어쩔 수 없다.
작년 사업부서로 발령받았을 때가 떠오른다. 연구 개발 조직에만 있던 내게 사업 부서는 낯선 외국과도 같았다. 팀장이라는 직책은 유지됐지만 업무는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신규 사업 개발이었다. 나는 맨땅에 헤딩하는 기분으로 하루하루를 보냈다.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파트너사와 함께 간신히 작은 서비스 하나를 시장에 내놓을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나의 첫 사업은 실패했다. 하지만 나는 그 1년 동안 이전 7년보다 더 많은 것을 배웠을지도 모른다. 나는 그곳에서 아주 중요한 것을 깨달았다. 연구소의 언어와 시장의 언어는 완전히 다르다는 사실이었다.
과거의 나는 기술의 완성도에만 집착했다. 얼마나 새로운 기술인지, 경쟁사보다 성능이 얼마나 뛰어난지가 중요했다. 하지만 사업의 세계에서는 그것이 전부가 아니었다. 기술은 아주 일부 일 뿐이다. 성능은 경쟁사보다 조금 뒤처져도 괜찮았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이게 팔리는 물건인가’ 하는 점이었다. 고객이 사용하기 편한가. 갖고 싶을 만큼 매력적인가.
교육 도메인 사업이었기에 문제는 더 복잡했다. 학생, 선생님, 학부모. 우리는 그 모두의 입맛을 맞춰야 했다. 하나의 서비스를 출시하기 위해 수많은 부서와 협력해야 했다. 홍보, 가격, 인프라, 파트너사와의 계약에 따른 법무 검토까지. 연구실에 있을 때는 전혀 몰랐던, 거대하고 복잡한 세계였다.
언젠가 연구개발 조직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은 여전하다. 하지만 이제는 확신이 있다. 돌아간다면 예전보다 훨씬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다. 시장을 이해하는 엔지니어. 원치 않았던 경험이 오히려 나를 더 완성형으로 만들어주었다. 다 피가 되고 살이 된다는 옛말이 이런 뜻이었을까.
물론 내 첫 자식 같던 서비스의 마지막은 아쉽고 씁쓸하다. 조만간 작년에 함께 고생했던 팀원들을 불러내야겠다. 술 한잔 기울이며 우리의 서툴렀던 실패와 값비싼 성장을 조용히 위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