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다양한 병증에 따라 다른 약초

약초들과 병 14. 무수한 약초들은 신령한 약성을 지니고 있는 것이야.

by 백승헌

그는 두 사람을 보며 말했다.

“여기서 만난 것도 기막힌 인연일세, 두 사람은 삼배를 하고 스승을 맞이하는 예의를 다하게. 내가 이런 사제의식을 하는 것은 처음이야.”

“예, 알겠습니다.”

찬홍과 유경은 일어나서 삼배를 정성스럽게 올렸다.

“이제 너희 둘을 내 마지막 제자로 맞이할 것이야. 천문을 보니 나도 천수가 얼마 남지 않아 귀천을 할 것이야. 이렇게 우리가 만난 것도 운명이야.”

“예. 조사님을 모시고 가르침을 받겠습니다.”

유경은 그렇게 말하면서 깊은 감사를 느꼈다. 할아버지가 살아계실 때 입버릇처럼 사부님을 말씀하셨다. 할아버지의 사부님인 조사님을 만난 것이 꿈만 같았다.


절벽의 가파른 경사면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 산의 모든 약초는 병을 고칠 수 있다네. 흔한 질병은 사방 1킬로 안에 있어. 누구나 잘 걸리는 잡병은 고칠 수 있는 약초도 깔려 있는 거야.”

“흔한 질병에 해당하는 당뇨나 고혈압, 고지혈증 같은 것도 약이 많다는 말씀인가요?”

“당연하지. 그런 흔한 병들은 약초도 흔하게 찾을 수 있는 거야. 그런데도 약독이 든 화학적 성분으로 관리하다가 합병증이 생겨 죽어가지. 일어서서 사방을 봐. 발밑에 있는 무수한 약초들은 신령한 약성을 지니고 있는 것이야. 그것도 모르고 약을 엉뚱한 약국에서 구하는 거야.”

유경이 힘없는 목소리로 나직이 말했다.

“저희는 약초를 찾아 헤맸지만 좋은 약초를 발견하기 어려웠어요. 어떻게 해야 하는 거죠?”

“육신의 눈으로 보면 안 보이는 것이야. 마음의 눈으로 간절하게 찾으면 보이는 법이야. 어머님의 병을 고치기 위해 간절한 마음을 가지는 사람이 산삼을 보는 것이야.”


유경은 그 말을 듣고 작은 깨달음을 얻었다.

“조사님, 승마초를 눈으로만 찾으려 한 것이 잘못인 것 같아요. 주변에 흔히 있는 약초라도 마음의 눈으로 보아야겠어요. 이 산속에 있는 그 무엇 하나 약이 아닌 것이 없잖아요.”

그는 웃으며 말했다.

“맞아. 그런 마음가짐이 중요한 게야.”

그는 찬홍과 유경을 자신의 동굴로 데려갔다.

그곳은 밖에서는 절대 찾을 수 없는 천연요새 같았다. 절벽 위에서 조금 내려온 천연동굴이었다. 큰 나무로 만들어진 문에는 이끼가 끼어 바위로 보였다.

바로 앞에까지 와도 찾을 수 없는 정도로 자연스러웠다. 그러나 내부는 넓었고 밝았다.

바위 사이의 가느다란 빛이 작은 전등처럼 켜져 있었다.


그는 책을 한 권 꺼내서 보이며 말했다.

“다양한 병증에 따른 약초를 채집해야 하는 거야. 이 책에는 만성질환을 치료하는 약초의 비법이 들어 있다네. 밤낮없이 책을 읽고 연구해서 한 달 후에 다시 오게. 그 기간 동안에 여기 있는 이 처방으로 약을 지어먹어보게. 또 귀한 약초를 채집하도록 하게.”

"그 말씀은 약초를 캐고 약을 만들어 실험도 하라는 뜻인가요?"

"정확히 그렇다네. 약초는 저마다 나름대로 생명력을 가지고 있어. 그것을 직접 임상해보지 않고는 절대로 약성이나 처방을 할 수 없다네. 직접 해보라는 뜻이야.

"예, 그렇게 하도록 하겠습니다."

조사님의 특명은 온화했지만 엄격했다. 찬홍과 유경은 그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들에게 첫 번째 임무가 떨어진 것이었다. 찬홍은 유경을 보며 눈짓을 했다. 자신은 준비되어 있다는 신호였다. 유경은 웃으며 두 주먹을 불끈 쥐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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