쾌상주역의 대가 12. 미래예측과 상황판단을 할 수 있다네.
산속에서의 공부와 명상이 6개월이 접어들 즈음이었다.
한 번은 백발에 흰 수염을 한 노인이 그곳을 들렀다. 그는 지친 표정이었다.
승원은 그를 보며 말했다.
“어디 편찮으신 건가요? 혹시 시장하시면 밥을 차려드릴까요?”
그는 조용히 미소 지으며 말했다.
“괜찮네. 나는 원기가 소모되어 기력이 없다네.”
“누추하지만 안으로 들어오시지요. 제가 정성껏 돌보겠습니다.”
“고맙네. 그러면 신세를 좀 지겠네.”
그는 겨우 몸을 지탱하는 듯했다. 승원은 그를 업고 동굴 속으로 모셨다. 산속에서 가끔 사람들과 마주치긴 했다. 하지만 이렇게 무기력하면서도 신비한 도골선풍의 사람은 처음이었다.
그는 눕히자 말자 잠에 떨어졌다.
그 몸 상태로 어떻게 산으로 왔는지가 신기했다.
그는 꼬박 2주간을 잘 움직이지 못했다.
승원은 그에게 미음을 만들어주며 곁을 지켰다. 또 약초를 캐어와서 약차를 만들거나 한약을 만들어서 복용하게 했다. 가끔 침치료를 해주기도 했다.
그는 승원의 치료를 말없이 받았다.
승원 역시 말없이 그의 몸을 보살폈다. 그는 3주가 지나면서 몸을 추슬러 말했다.
“그간 나를 거둬주고 치료해 줘서 감사하네. 내 평생 이렇게 신세를 진 적이 없네.”
“아닙니다. 저야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습니다.”
그는 승원을 보며 말했다.
“나는 죽을병에 걸린 환자를 살린다고 기력을 소진했었네. 우주의 섭리를 거스른 일이었어. 나의 원기를 다해 그를 살리자 내가 죽게 된 거지. 그때 주역을 하고 천문을 살펴 생문을 찾아온 거야.”
“아. 주역의 쾌상을 보고 여기를 찾아왔다는 뜻이신지요?”
“그렇다네. 여기 터와 자네를 찾아온 거야. 여기에 아닌 다른 곳에 갔으면 사문이 되어 죽었을 것이야. 여기도 자네가 아닌 다른 사람이 있었다면 나는 살아나지 못했을 거야. 주역으로 생문과 사문을 명확히 예측했네. 나를 살리려면 반드시 천의성이 있어야 하고 의술을 공부한 사람이어야 하기 때문일세.”
"주역으로 그런 것도 예측할 수 있나요?"
"당연하지.. 쾌상주역으로 그 모든 것을 알 수 있다네. 주역의 대가는 미래예측뿐만 아니라, 각종 상황에 대한 판단을 할 수 있다네 자네 역시 쾌상주역을 하지 않는가?"
"아. 그것은 어찌 아셨는지요?"
"자네가 자주 주역책을 보는 것을 보았네. 쾌상을 그리기도 하고 뭔가를 찾기도 하는 것을 보고 알았지. 자네가 주역으로 약처방을 하고 침술처방을 하는 것을 보고 알았네."
그는 잠시 침묵을 지키다가 다시 말했다.
“자네는 여기서 주로 어떤 공부를 하는가?”
“주역과 사주, 관상, 한의학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의학동원을 위해 여러 대가 선생님들께 배움을 받고 깊이를 더해 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실전 의학으로 침술과 한약은 스스로 익히고 있습니다. 매일 약초꾼을 따라다니며 약초를 캐러 다니고 제 몸에 침을 놓으며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내가 곁에서 보니, 아주 열심히 하더군. 약차나 한약도 달이고 침도 놓고 스스로 그 정도면 대단한 것이야. 실전 한의학을 해도 손색이 없어. 뭐가 궁금한가?”
“실전의 한약처방이나 침술은 환자를 대상으로 해야 하지 않습니까? 아직은 혼자 연구 중이어서 궁금한 것이 많습니다. 의학동원의 원리를 실전 한의학으로 만들려면 아직 멀었습니다.”
“자네의 한약과 침술이 나를 살렸다네. 앞으로 내가 자네를 지도해 주겠네.”
그는 승원을 보며 말했다.
그러나 대화를 하며 원기를 많이 소모한 듯이 보였다. 그는 조용히 좌정에 들었다.
승원 역시 그 옆에서 좌정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