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적이고 적극적이며 에너지가 넘쳐야 건강체질이다.
“병이 없는 체질의 경우, 건강한지 아닌지를 어떻게 구별하나요?”
외관상 건강하게 보이지만 스스로 아프다고 느끼는 P 씨가 물었다.
이 질문은 병이 없다고 해도 허약한 사람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수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건강의 기준과 다르다. 그 이유는 P 씨의 경우가 특이했기 때문이었다.
그는 외관상 아주 건강했다. 딱히 아픈 데가 없었다. 건강검진에서 어떤 이상이 발견된 적도 없었다. 주변 사람들은 그의 밝은 인상과 날씬한 체형을 보고 부러워할 정도였다. 그러나 정작 그는 침체되어 있었고 부정적이었다. 또한 그는 자신이 어딘지 아프다고 생각했다. 일종의 건강염려증까지 있었다.
그는 큰 종합병원을 전전했지만 자신이 원하는 답을 듣지 못했다. 한의원도 순례했다. 하지만 비슷하게 건강하다는 말만 들었다. 그의 가족들은 그를 정신적으로 나약한 사람으로 몰아붙였다.
그가 고육지책으로 찾은 것은 체질의학이었다.
사상체질과 팔체질 전문 한의원을 찾았지만 뚜렷한 답을 찾지 못했다. 마지막으로 찾아본 곳이 28 체질의학이었다. 그가 찾아와서 한 질문이었다.
“병이 없는 체질이지만 부정적이고 소극적이면 건강하지 않은 겁니다.”
내가 그렇게 말하자 그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반문했다.
“부정적이고 소극적인 것은 성격 탓 아닌가요? 그것이 왜 건강의 상태가 될 수 있는 건가요?”
“체질의 상태가 최상이면 긍정적이고 적극적입니다. 우울증이나 변덕이 많은 성격도 나타나지 않습니다.”
나의 말을 듣고 곰곰이 생각하다가 그가 다시 말했다.
“성격적인 부분이 체질로 인해 나타난다는 건가요?”
“예, 맞습니다. 모든 성격이나 심리, 적성 등은 체질의 상태가 나타나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부정적이고 소극적이면 그 자체가 건강하지 않은 증거가 된다는 겁니다.”
그는 여전히 이해가 안 된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저는 현대의학의 진단으로는 병이 없습니다. 대부분의 한의원에서도 병이 없다고 합니다. 그런데 저는 컨디션이 좋지 않고 몸이 힘이 듭니다. 아프다는 느낌이 있습니다.”
나는 그에게 자세히 설명했다.
“현대의학에서 병이 없다는 진단을 받았다고 해서 진짜 병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그 이유는 진단을 기계가 하기 때문입니다. 첨단의료기가 찾아내는 것은 기질적 원인입니다. 기능적 질환은 나타나지 않습니다.”
그는 눈을 반짝이며 다시 질문을 했다.
“그러면 병이 없어도 건강하지 않은 경우가 있다는 말씀인가요?”
“그렇습니다. 더욱더 정확하게 말씀드리면 특정 병이 있다는 뜻입니다. 기질적 병은 없지만 기능적 질병이 있는 경우가 그렇습니다.”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말했다.
“저에게도 그런 병이 있습니까?”
“어떤 병원에 가도 건강하시다는 말씀만 들었을 겁니다. 하지만 체질의학으로 보면 건강하지 않습니다. 심각한 ‘상기증’이라는 병증이 있습니다. 첨단의료기로는 절대 알아낼 수 없는 그런 병입니다.”
나의 설명을 듣고 한참 멍하니 있다가 그가 다시 말했다.
“제게 병이 있다는 말씀은 처음 들었습니다. ‘상기증’이라 하셨나요? 정말 그런 병이 있나요?”
‘상기증’이라는 체질적 병증의 정체?
“‘상기증’은 체질적인 조건으로 인해 발생하는 병입니다. 선천적으로 심장과 폐, 간의 열이 많아서 뇌열이 집중되는 병증입니다. 외관상으로 표시는 나지 않지만 분명한 병증입니다. 진단해 본 바로는 증세가 조금 심합니다. 그간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많이 힘드셨을 겁니다.”
그는 눈물이 맺힌 눈빛으로 나를 보며 말했다.
“너무나 감사합니다. 분명히 몸은 안 좋은데도 병원에 가면 병 없고 건강하다고만 해서 정말 힘들었습니다. 집에서 부모님이나 아내는 저보고 정신력이 약해서 그렇다고 하더군요. 정말 하소연할 곳도 없고 너무 힘들었지요. 그런데 여기서 그 증세에 대한 얘길 듣다니,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상기증’은 선천적인 증세와 후천적인 증세로 나눠진다.
후천적으로 생긴 증세는 무협지에 나오는 ‘주화입마’의 상태이다. 아주 고통스럽고 힘든 증세지만 본인만 느낄 수 있다. 선천적인 ‘상기증’은 증세가 심각하지만 병명은 나오지 않는다. 나는 그 ‘상기증’으로 힘든 청년기를 보냈다. 매일 피곤하며 머리가 멍하고 심한 우울증이 따랐다. 나는 그것이 병인 줄을 몰랐다. 그 증세가 극심했을 때, 우연히 명의를 만나 병증에 대해 알게 되었다.
그러나 그 명의의 말은 더욱 절망적이었다.
“상기증‘은 고칠 수가 없어, 산에 자주 가고 머리에 열이 오르지 않게 조심하는 길 밖에 없다네.”
그는 그렇게 말했지만 나로서는 그 병증을 반드시 고치고 싶었다. 나는 상기증에 대해서 연구를 했고 엄청난 양의 약을 복용했다. 그 결과 나는 상기증을 고쳤다. 무려 35년 만의 쾌거였다.
그 후 나는 책을 썼고 심각한 우울증과 정신적 고통에서 해방되었다. 몸은 쾌적했고 잠꾸러기와 게으름뱅이를 벗어났다. 오히려 밤샘 전문가 혹은 일벌레라는 소리를 들었다.
P 씨는 나의 이야기를 듣고 안도하는 표정을 지었다.
아무 곳에서도 이해받지 못한 그의 고통의 원인을 알았다는 것, 그가 꾀병이 아닌 실질적인 병증을 지니고 있다는 것은 그에겐 대단한 발견이었던 것이다.
그는 ‘상기증’ 치료를 열심히 했다. 체질에 따른 식생활과 생활습관, 특효제에 이르기까지 소흘함이 없었다. 그렇게 열심히 치료한 결과, 그는 ‘상기증’에서 벗어났다.
“이제 상기증이 사라진 것 같습니다. 긍정적이며 적극적인 성격이 되었습니다. 머리가 멍하거나 피곤하며 힘든 증세는 사라졌습니다. 컨디션이 늘 좋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그는 진정으로 변화된 것을 느낀다고 했다.
체질의학으로 진단해 본 결과 역시 ‘상기증’에서 벗어난 최적의 상태였다. 아마 일반적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다. 가끔 현대의학의 진단으로는 체질의학의 증세들을 전혀 예측하거나 상상할 수도 없다. 첨단 의료기는 보편적 기준의 검사도구이다. 특별한 증세에 대해서는 그 원인들을 찾을 수가 없다.
‘상기증’ 같은 병증은 아무리 과학이 발달해도 진단이 어려울 것이다.
병원에 가면 정상이라고 하는데도 아픈 사람들, 병명이 없는 환자들, 그들은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뚜렷한 통증과 고통이 있는데도 고칠 수 없다면 비극이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체질적인 병증은 대부분 그런 경우가 많다는 사실이다. 만약 병이 없다고 해도 부정적이고 소극적이며 인생이 힘들다면, 아마도 체질적 병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런 경우, 반드시 체질적 증상은 고쳐야 한다. 긍정적이고 적극적이며 에너지가 넘쳐야 진정한 건강의 상태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