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 체질의학의 정신질환 치료 2

모든 정신적 질환의 뿌리는 몸에 있다.

by 백승헌

“정신적 문제나 질환은 뇌 생리학적인 원인에 의한 문제 아닌가요?”

허리통증을 치료하러 온 60대의 J 씨가 물었다.

그는 허리통증이 낫자 18살 된 우울증 아들의 정신적 상태에 대해 상담을 청했다.

그의 아들은 심한 우울증으로 늘 침울했다. 한마디 말만 하면 문을 닫고 방안에만 있었다.

또 혼자서 울기도 하고 가끔 죽고 싶다는 말을 한다고 했다. 어렵게 얻은 귀한 3대 독자가 그런 상태여서 그는 고민이 깊었다. 그는 아들을 정신과로 데려가서 치료를 했지만 낫지 않는다고 고민했다.

나는 그에게 정신적 문제가 아니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이해를 못 했다. 나는 그에게 차분하게 설명했다.

“정신(精神)의 본질은 정(精)은 호르몬이고 신(神)은 신경계입니다. 그것이 뇌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뇌에서 필요한 모든 호르몬은 몸통에서 만들어집니다. 아드님의 우울증은 장에서 분비되는 세로토닌의 부족으로 인한 겁니다. 다시 말하면 아드님은 장의 기능이 좋지 않다는 뜻입니다.”

그는 깜짝 놀라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제 아들이 장이 안 좋다는 것을 어떻게 아셨어요? 늘 아랫배가 아프다고 말하고 설사를 자주 합니다. 한번 설사를 시작하면 3일 연속으로 해서 학교를 못 갈 때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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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정신적 질환의 뿌리는 몸에 있습니다. 체질적 원인이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증세만 듣고도 알 수 있는 것이 체질의학입니다. 체질의 원리는 모두 인체과학에 기반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우울증이라고 하면 반드시 폐와 장이 안 좋다고 하는 것이 체질의학입니다. 그것은 과학적인 기반의 원리이기 때문에 맞을 수밖에 없습니다. 아드님의 경우엔 비염도 있고 코가 자주 막힌다고 할 겁니다.”

그는 다시 한번 놀라는 표정을 하고서는 빠르게 말했다.

“정말 놀랍습니다. 아들을 보지도 않으시고 어떻게 잘 아시는지 신기합니다. 지금 당장 아들을 여기 오라고 해야겠습니다. 정식으로 진단을 받고 싶습니다.”

집이 근처에 있어서 30분쯤 후에 어머니가 아들을 데리고 왔다. 그의 아들은 눈을 아래로 깔고 침울한 표정으로 앉았다. 심각한 우울증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나는 아들을 보며 말했다.

“이유 없이 우울하고 억울한 느낌이 들지 않니?”

“예, 그래요. 아무런 이유 없이 그래요. 저는 이해가 안 돼요. 왜 그런가요?”

나는 그 아들에게 우울증에 대해서 설명했다.


정신과의 우울장애(depressive disorder)

우울증(憂鬱症)이라는 표현을 쓰지만, 정식명칭은 우울장애이다.

우울장애의 주요 증상은 의욕 저하와 우울감이다. 다양한 인지 및 정신 신체적 증상을 일으켜 일상 기능의 저하를 가져오는 질환이다. 우울증은 하나의 원인으로 발생하는 질환이 아니다. 다양한 원인에 의하여 발생한다. 유전적인 소인, 내분비 이상, 스트레스, 성격적 특성, 대인관계의 문제, 아동기의 갈등이 원인이다. 최근에는 뇌 내 신경전달물질을 관리하는 체계에 이상이 있다는 증거들이 밝혀지고 있다. 우울증 치료는 약물을 복용하여 우울증을 초래한 신경전달물질의 이상을 정상화시킨다. 우울증 치료제는 수면제나 정신병에 사용되는 약물과는 다르다.

체질의학의 우울장애(depressive disorder)

체질적 불균형을 원인으로 하는 증상이다. 폐와 대장을 중심으로 인한 기능저하가 주원인이다. 뇌와 장부의 신경과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으로 다양한 증세가 나타난다. 정신과의 진단과 달리 유전적인 소인이나 스트레스, 성격적 특성 등은 중요하지 않다. 체질적으로 인한 뇌와 장부의 불균형이 주요 원인으로 정신과 약물과 다른 체질치료를 한다. 우울증은 뇌 생리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원인이 되는 뿌리는 몸에 있다. 원인을 체질에서 찾는다는 점이 정신과와 많이 다르다. 우울증 치료는 우울증을 초래한 뇌와 오장육부의 언밸런스를 정상화시킨다. 몸을 중심으로 하고 뇌를 치료하여 우울증에서 벗어나게 한다.


지독했던 나의 우울증과 치료의 경험

나는 35년간을 우울증으로 고통받았다. 자살충동과 비관, 사회적 고립, 자폐적 증세 등을 고르게 경험했다.

어릴 때부터 늘 우울했다. 친구들과 노는 것보다 늘 혼자 지냈다. 심지어 고등학교 때는 학교에 가선 단 한마디도 말하지 않았다. 선생님과 학우들은 늘 아픈 애로 인식할 정도였다. 우울증은 내 삶을 침식했고 피폐하게 만들었다. 나는 그 병을 고치려고 오랫동안 연구를 했다. 나의 우울증은 고질병인 상기증이 원인이었다.

우울증은 뇌 생리학의 문제가 아니라 체질적인 원인이라는 것을 발견했다. 그리고 상기증과 우울증을 치료해서 마침내 35년간의 긴 우울증에 마침표를 찍었다. 그 후 많은 우울증 환자를 치료했으며 뚜렷한 임상학적 효과를 거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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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아들은 설명을 들으며 자꾸만 눈물을 흘렸다.

내가 겪은 우울증을 들으며 자신의 고통에 대해 공감하며 흘리는 눈물이었다. J 씨가 아들에게 휴지를 건네주고 가만히 지켜보다가 눈물에 젖어가며 탄식하듯 말했다.

“제가 잘 몰라서 아들을 괜히 힘들게 했어요. 얘기 들으면서 가슴이 아팠어요. 저는 애가 정신력이 약해서 그렇다고 가끔 나무랐거든요. 박사님 말씀을 듣고 서야 이해가 됩니다.”

“우울증을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그 고통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저는 직접 겪었고 치료를 했기 때문에 잘 아는 겁니다. 다들 정신적인 나약함이 문제라고 하거나 정신과 치료를 선택하지요.”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극심한 우울증을 스스로 고치셨다니, 참 놀랍습니다. 저의 아들도 정상적으로 회복이 될까요?”

“우울증은 반드시 몸에 이상이 있습니다. 과민성대장 증후군이나 비염 같은 증세가 그런 것입니다. 뇌신경에 영향을 미칠 몸의 이상을 치료합니다 또한 뇌신경에 대한 치료를 동시에 하면 되는 것이지요.”


정신의 치료는 몸과 동시에 해야 한다.

J 씨의 아들은 우선은 과민성대장증후군과 비염 치료를 했다.

장을 회복시키는 장염환과 비염을 치료하는 비청환을 복용하며 폐와 대장의 기능을 회복시켰다. 또한 뇌신경을 안정시키는 뇌청환을 동시에 처방했다. 그 방법은 내가 겪었던 비염과 과민성대장 증후군 치료와 같았다.

나는 극심한 비염을 비청환으로 완치시켰고 과민성 대장 증후군을 장염환으로 고친 경험이 있다. 그 후 뇌청환을 복용한 것도 같은 방법이었다. 그 이유는 J 씨의 아들도 나와 같은 소양인부체질에 태음인주체질이었기 때문이었다.


그의 아들은 단계적으로 비염과 과민성 대장 증후군을 먼저 고쳤다.

거의 8개월이 지나서야 그의 아들은 회복이 되었다. J 씨가 아들을 데리고 와서 말했다.

“이제 다 나은 것 같습니다. 아들의 학업성적도 많이 올랐어요. 성격도 밝아지고 말도 많이 합니다. 그전과는 판이하게 다릅니다. 학교생활도 활기차게 하고 친구들과도 잘 지내고 있다고 합니다. 감사합니다.”

그의 아들은 환하게 웃으면서 말했다.

“이제 정말 나았습니다. 우울하거나 억울한 감정이 생기지 않습니다. 감사합니다.”


동병상련은 같은 병을 앓은 환자들끼리만 통하는 말이다.

우울증이나 자살충동을 느껴보지 않은 사람은 그 병이 지닌 복잡한 정신세계를 이해할 수가 없다. 공황장애 같은 증세도 마찬가지다. 옆의 사람은 멀쩡하지만 자신은 곧 죽을 것 같은 고통이 그렇다. 하지만 그 모든 증세는 체질적 원인에 의한 것이다. 뇌의 문제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몸에 뿌리가 반드시 연결되어 있다.

정신과 약물 복용으로 고통을 경감할 수는 있지만 원인치료는 될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모든 병은 원인을 아는 것이 60%이며 약이나 침은 30%이며 나머지 10%는 개인의 의지와 선택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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