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와 대장의 관계가 정신질환의 주요한 원인
“정신질환이 대장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왜 그렇습니까?”
5살 된 자폐증 아들을 치료하고 싶어 하는 40대 후반의 G 씨가 물었다.
그의 아들은 극심한 자폐증으로 학습이 되지 않고 소리를 지르며 사람을 똑바로 쳐다보지를 못했다. 고개를 숙이고 끊임없이 괴성을 질렀다. 자세도 몸을 웅크린 상태였으며 마치 늑대의 무리에서 데리고 온 소년 같았다. 인간의 언어가 아닌 괴성과 고개를 숙이고 몸을 웅크린 상태가 기이했다. G 씨는 아들을 데리고 온 이유는 혹시나 하는 기대 때문이었다. 그는 극심한 가슴 통증으로 오랜 고통을 받고 헤매다가 체질치료로 완치가 된 환자였다.
그의 가슴통증 증세도 심각했다. 유명한 병원이나 한의원에 가도 낫지를 않았던 난치병이었다. 그 난치병이 낫는 것을 몸으로 느끼고 아들의 자폐증을 문의한 것이다.
나는 그에게 대장과 뇌의 관련에 대해서 말했다.
“대장은 배설물처리 공장의 기능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장은 뇌와 매우 중요한 상호작용을 합니다. 장-뇌-축이라고 합니다. 생리학적인 증거가 많습니다. 행복 호르몬으로 불리는 신경전달 물질 중에서 세로토닌은 90% 이상이 뇌가 아니라 장에서 생성됩니다. 또 생체시계와 관련된 멜라토닌 호르몬도 뇌뿐만 아니라 장에서도 생성됩니다. 충동 호르몬이라는 별명도 붙여진 도파민도 장내 미생물들과 상호작용을 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처럼 다양한 신경전달 물질을 통해 장내 미생물들이 조울증, 자폐증, 파킨슨병 그리고 치매 같은 질병들과 연관되어 있다는 것이지요.”
“아. 그렇군요. 과학적으로 밝혀진 사실들이 있군요.”
나는 그에게 나의 스승인 청산거사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청산거사와 실성한 청년의 이야기
함경도 출신인 청산거사가 6. 25 동란 이후 서울에 거주할 때의 일이다.
한 번은 길을 가다가 큰 기와집에서 이상한 짐승의 울음소리가 들려 안을 들여다보았다. 그곳에는 한 청년이 개처럼 목에 쇠사슬을 해서 묶여 있었다. 굵은 쇠사슬로 묶여 있었지만 그 청년은 실성하여 괴성을 지르며 쇠사슬을 끊으려고 용을 썼다. 괴이한 풍경이었다. 그는 문을 두드려 주인장을 찾았다.
부잣집 영감이 그를 힐끗 쳐다보고 물었다.
“무슨 일이요? 왜 나를 보자고 했소?”
“저기 묶여 있는 청년이 누구이기에 저렇게 괴성을 지르고 있는지 알고 싶습니다.”
그 영감은 그를 노려보며 말했다.
“그것이 왜 궁금하오? 그것 때문에 불렀다면 돌아가시오. 남의 집일에 관심을 끊고 가던 길 가시오.”
“저는 의원입니다. 저 청년을 고치고 싶어서 뵙기를 청했습니다.”
등을 돌리고 가려던 차에 그 말을 듣고 잠깐 멈추고 말했다.
“지금까지 용하다는 의원들을 불러 기와집 몇 채는 날렸어요. 이제 더는 믿지 않아요. 돈을 뜯겠다는 속셈이 있으시다면 헛수고를 했소이다. 그만 가주시오.”
젊은 청산거사는 그 자리에서 큰 소리로 호통을 쳤다.
“의원은 사람을 구합니다. 저에게 7일간의 치료시간을 주면 돈을 받지 않고 치료하겠습니다. 약재비용과 잠을 재워주시기만 하면 됩니다.”
그러자 부자 영감은 고개를 돌려 그를 보며 말했다.
“만약 내 아들을 고친다면 기와집 한 채를 드리겠소. 일주일만 기다려보겠소.”
청산거사는 그 실성한 청년을 대장치료로 5 일채 되는 날 완치를 시켰다.
그 실성한 청년은 첫째 날 강제로 약을 먹이자 바로 잠을 자기 시작했다. 그리고 계속 잠을 자는 것을 머슴들이 중간중간 깨워 약을 먹였다. 그리고 5일째 되는 날 혼자 깨어나서 큰 소리로 아버지를 찾았다. 청산거사가 부자 영감을 불러 그곳으로 갔다.
“아버님, 왜 저를 이렇게 개처럼 쇠사슬로 묶어 놓았습니까? 제가 무슨 죄를 지었습니까?”
그렇게 말하며 큰 소리로 울었다. 그제야 부자 영감이 달려가 아들을 안고 말했다.
“네가 잘못한 것은 없다. 너는 왜 여기 있는지 기억을 못 하겠느냐?”
실성한 청년은 전혀 기억을 못 했다. 부자 영감은 아들의 쇠사슬을 끊고 청산거사에게 큰 절을 하라고 시켰다. 그 후 청산 거사는 부자영감이 약속한 기와집 한 채 값을 받지 않고 홀연히 그 집을 나왔다고 말했다.
근 40년 전 당시 나는 그 얘기를 들으며 충격을 받았다.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한가?
스승 청산거사가 알려준 비법은 대장치료였다. 또 ‘뇌 잠김’을 푸는 열쇠는 대장이라는 가르침이었다. 실성의 원인이 ‘뇌 잠김’이라는 용어도 대단히 낯설었다. 뇌의 일부가 잠겨서 작용을 하지 않는다는 뜻이었다.
그때는 뇌와 대장의 관계가 과학적으로 밝혀지기 전의 일이다.
“정말 흥미로운 이야기입니다. 실제 있었던 일 맞습니까?”
“저도 처음엔 믿어지지가 않았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설명을 듣고 연구해 본 결과 그 말이 맞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과학적 데이터와도 일치하는 부분이 많고 치료해 보면 실제적인 효과가 나타나더군요.”
나는 그에게 그렇게 설명했다. 그는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만약 제 아들의 자폐증이 낫는다면 제가 뇌와 장의 연구를 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돕겠습니다. 꼭 제 아들의 자폐증을 고쳐주십시오.”
그는 절실한 눈빛으로 간절하게 말했다. 나는 그에게 자폐증 치료의 원리를 설명했다.
자폐증 체질치료와 뇌- 장의 축의 원리
자폐증 치료의 핵심은 뇌 잠김을 푸는 것이다.
인간의 뇌는 체질적 밸런스가 깨지면 특정 부분이 잠겨 버리는 증상이 있다. 이것을 뇌 잠김이라고 하며 대부분 정신질환과 관련이 깊다. 자폐증은 대표적 뇌 잠김의 상태이다.
외부를 향한 뇌 작용이 멈추고 자의식이 발달하며 내부로 뇌작용이 집중된다. 이러한 현상은 뇌의 기전이 병리적으로 나타난 것이다. 그런데 만약 자폐증을 오로지 뇌의 문제로만 국한하면 풀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뇌 잠김의 열쇠가 몸에 있기 때문이다. 굳게 잠긴 자물쇠를 아무리 망치로 때려도 열리지 않는 것과 같은 원리이다. 자물쇠로 잠김을 해제하면 즉시 열리지 않는가. 뇌의 잠김도 같은 원리이다.
나는 자폐아의 뇌 잠김을 푸는 뇌청환과 장염환을 중심으로 처방했다. 또 소하기능 저하로 바짝 마른 상태는 소청환으로 치료했다. 그 결과 자폐증 소년은 3개월 후에 정상아로 회복이 되었다.
아들의 자폐증이 치료가 되자 미국 유학파 출신으로 IBM 임원인 어머니가 찾아왔다.
“너무 감사합니다. 의학적인 기적입니다. 제가 자폐아 모임에 얘기해서 200명을 데리고 오겠습니다.”
그의 남편도 얼굴 가득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맞아요. 저도 그렇게 노력하겠습니다.”
그 후 어떻게 되었을까?
그들은 한 달 후에 다시 한번 찾아와서 자폐증 재발방지를 위한 처방을 받아갔다. 그 아이는 그 후로 자폐증에서 벗어나서 정상아로 잘 자라고 있다.
특이한 점은 그들은 단 한 명도 소개하지 않았다.
어쩌면 자폐아 부모들이 믿지 않았을 것이다. 아니면 그들이 애써 알리고자 노력하는 것이 힘들어서 포기했을 것으로 추측한다. 그 후, 한국 기업의 사장이 회계담당 직원의 황반변성이 치료되면 200명을 데려오겠다고 약속한 것도 마찬가지였다. 단지 자신과 가족이 아프면 가끔씩 치료받으러 오곤 한다.
유사한 사례가 많아서 그려 려니 한다.
불치병(不治病)은 부지병(不知病)이다. 치료를 못하는 것이 아니라, 병의 원인을 알지 못해 못 고치는 것이다. 정신질환도 마찬가지이다. 정신질환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2편에서 계속하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