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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새 Feb 01. 2024

나무뜨개옷 만들기

그래피티 니팅으로 겨울 꽃밭 꾸미기

 그래피팅 니팅. 길거리에 자유롭게 낙서하며 자유와 개성을 뽐내는 '그래피티'와 실로 편물을 만드는 '니팅'을 합친 말이다.

 2005년 미국에서 처음 실시한 친환경 거리예술. 우리나라 2016년 덕수궁 돌담길에서 가장 먼저 실시되었다.

 재작년에 덕수궁 갔다가 찍은 것이다.

 나무를 보통 볏짚이나 잠복소로 보온을 하는데, 벌레들이 모여들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어 해충뿐이 아니라 익충까지도 불러들이는 역효과를 내기도 해서 줄어드는 추세라고 한다.

 요즘은 배관 보온재를 사이즈에 맞게 돌려주기도 하는데, 보온재와 나무 사이에 빈틈이 없도록 뽁뽁이 등으로 감싸주어야 한다고 했다.(앞집은 이렇게 했다.)

 생애 처음 하는 나무 보온을 우리는 이렇게 했다. 나뭇가지는 짚으로 싸고 녹화마대로 감고, 아래쪽은 보온덮개천으로 덮어주었다.

 논농사를 짓지 않기 때문에 해마다 볏짚 구하기도 힘들뿐더러 한번 쓴 녹화마대와 덮개천을 다시 쓰는 것은 어려울 듯하다. 그만큼 해마다 쓰레기가 생길 판이다.

 우연히 신문지의 보온 효과에 대해 알게 되었다. 그분은 녹화마대나 배관 보온재 대신 신문지를 네 겹으로 싸고 끈으로 묶어주었다고 한다.

 검색해 보니 신문지 보온 효과가 꽤 소개되어 있었다. 그래서 올해부터는 안에 신문지로 싸고, 겉을 나무 뜨개옷(그래피티 니팅)을 만들어 감싸줄 생각이다.

 나무 뜨개옷은 깨끗이 세탁하면 해마다 재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한 가지 재미난 일이 있으면 사정없이 빠져든다.

 이번에는 그래피티 니팅이다. 우리말로 나무뜨개옷이란 말이 있으니 그것으로 제목을 정했다.

 원래 일 년 잡고 20개 분량을 만들려고 했는데.  벌써 9개를 완성했다.

 봄에는 꽃밭 만드느라 바쁠 것 같고, 여름은 더워서 털실을 갖고 뜨개질 하기가 힘들 것 같으니 3월까지 20개를 다 만드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검색해서 괜찮은 디자인이 있으면 따라서 만들어보는 수준이지만, 내가 만들어놓고도 기특하다.

 친정어머니가 어려운 살림에 보태느라 내가 초등학교 시절부터 기계 편물을 했다. 나는 그 옆에서 시야게(일본말인데 마무리라는 뜻일 게다.)를 하며 엄마를 돕기도 했다. 어머니는 내 시야게 솜씨를 인정해서 삯을 쳐 주셨다. 모은 돈을 몽땅 잃어버리기는 했지만.

 친정어머니와 별로 살가운 사이는 아니었지만, 어머니의 성향이나 솜씨를 많이 물려받았다. 뜨개질 할 때마다 친정어머니 생각을 한다.

 남천이 9그루인데, 5개 입혔다. 4개 더 만들 생각이다.

 나무는 줄기가 굵어서 시간이 오래 걸린다.

 모티브로 만들어 본 나무뜨개옷.

 벚나무로 꾸미기. 나무는 홍매화다. 빨강으로 꽃을 붙이려 했더니 너무 요란해서 연분홍 벚꽃으로 바꿨다.

 무지개색을 꼭 해보고 싶었다. 45g 짜리 털실 7개가 더 들어갔다. 재료비만 거의 10,000 원이다. 홍단풍나무가 우리 집에서 제일 굵은 나무다. 단풍잎은 검색해 보았지만 마음에 드는 것이 없어서 내가 생각해서 만들었다.

 해바라기는 그래피티 니팅 작품에 많이 등장한다. 꽃이 크고 강렬한 노랑색과 밤색, 녹색의 조화가 멋지기 때문인 것 같다.

 다음은 장미 모티브로 나무뜨개옷을 만드는 중이다. 배롱나무가 크지는 않지만 전체를 씌울 거라 모티브가 많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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