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사/동학사
<갑사(2025.11.10)>
춘마곡 추갑사랍니다. 봄에는 마곡사 벚꽃을, 가을에는 갑사 단풍을 알아준다는군요.
갑사를 방문한 게 2018년이니까 블로그 하기 한참 전이니 기억이 잘 안 날만도 하지요. 단풍이 이렇게 예뻤었나 감탄한 하루였습니다
원래 계획은 1박으로 첫날은 갑사에서 용문폭포까지만 다녀오고, 다음날 동학사를 들머리로 삼불봉 정상까지 산행하기로 했었답니다.
양평에서 아침 식사 후 느긋하게 출발해서 갑사주차장에 주차하고(주차비 3,000원) 갑사를 지나 용문폭포까지 금세 올라갔지요. 조금 더 욕심을 내어 금잔디고개까지 올라갔어요. 내친김에 삼불봉까지 갈까 말까 잠깐 망설이기도 했습니다.
시간이 늦어 다음날 원래 계획대로 하기로 하고 내려왔는데~
숙소인 대전 만인산자연휴양림에서 상수도가 파열되어서 물을 쓸 수 없다는 전화가 왔어요! 이런 일은 처음이라고~ 난감해진 우리는 대전에서 양평까지 두 시간 반 거리니까 취소하고 집으로 가기로 했답니다.
양평 거의 다 와서 휴양관은 안 되지만 단독 숙소인 숲속의 집은 복구가 되어서 입실 가능하다고 알려주네요. 이미 집에 다 왔는데 취소하겠다고 했죠.
1박 여행이 당일로 되는 바람에 동학사~삼불봉 산행을 못 하게 되었습니다.
갑사 주차장 단풍도 멋지게 물들었어요.
갑사 들어가는 숲길이 멋지더군요. 단풍이 예쁘게 물들었어요.
절 마당에 한창 사진 전시회가 열리고 있더군요.
여기저기 멋진 단풍나무들이 많고 예쁘게 물이 들었더군요.
갑사에서 조금만 올라가면 용문폭포입니다.
폭포를 지나 등산로 계단을 올라갑니다.
신흥암이라는 암자입니다. 암자이지만 규모가 제법 큰 편이었어요.
금잔디고개까지 한 500m 불규칙적인 돌계단길이었어요. 올라갈 때는 좀 나은 편이지만 하산 길에는 힘든 길이죠.
11월의 돌계단길은 쉬운 길이 아닙니다. 낙엽이 그 위에 쌓이기 때문이죠. 낙엽을 잘못 밟으면 미끄러지기 쉽거든요. 게다가 불규칙적으로 만들어진 돌계단은 발을 어디에 디뎌야 할지 알 수 없어서 잔뜩 긴장을 하게 됩니다. 스틱도 자꾸 미끄러져서 소용없게 되구요.
신흥암까지 내려와서야 휴! 하고 다시 가을 산행의 즐거움 속으로 빠져들었습니다.
갑사의 붉디붉은 단풍도 다시 만나고~
오전에 비해 햇빛이 더하여 더욱 예뻐진 단풍의 모습에 감탄을 하면서 나왔습니다.
뜻하지 않게 삼불봉 정상에 못 가게 되었지만 유명한 추갑사 단풍은 제대로 만나고 왔네요.
<동학사(20251.14)>
계룡산 갑사 다녀온 날 대전 만인산자연휴양림 상수도 파열 문제로 당일 여행을 했다고 했었죠.
못내 아쉬워한 남편이 목요일 다시 그 휴양림을 예약하고 주민센터에서 하는 수업을 마치고 오후에 대전으로 갔었지요.
다음날 드디어 그때 못한 산행 코스인 동학사주차장~문골삼거리~큰배재~남매탑 ~삼불봉~동학사로 내려왔어요.
갑사 코스에서 금잔디고개까지 갔다가 내려올 때 돌계단 길이 힘들어했더니 천정탐방로가 쉬운 편이라고 그쪽으로 올라가기로 했어요.
여기저기 예쁜 단풍이 보이네요.
낙엽이 등산로를 뒤덮은 11월의 산길.
큰배재를 지나,
남매탑고개를 넘어가면
아직 빛 고운 단풍나무가 우리를 반기고.
조금 더 올라가면 남매탑과 만나게 됩니다.
호랑이에 관한 이야기가 많이 전해 내려오잖아요. 호랑이 입안의 가시를 뽑아 준 은혜를 갚으려고 처녀를 업어오자, 스님은 처녀와 의남매를 맺고 평생을 비구와 비구니로 살다가 한날한시에 죽었다는 이야기.
통일신라 시기에 건립된 것으로 추정되는 두 석탑은 원래 청량사 경내에 세워진 것이라 하는데, 임진왜란 때 절은 소실되고 탑만 남았다고 하네요.
남매탑에서 삼불봉까지는 얼마 멀지 않아요.
예전에 갑사에서 금잔디고개를 지나 삼불봉으로 올라온 적이 있다는데, 7년 전의 일이라 기억이 잘 나지 않네요.
삼불봉(775m)에서의 전망은 탁 트인 편입니다. 계룡산의 정상은 관음봉이지만, 남매탑에서 연결되는 삼불봉도 많이 찾는 편입니다.
삼불봉에서 되돌아 내려옵니다.
청량사가 있었던 절터에는 현재 상원암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산을 내려갈수록 단풍 빛깔이 고와집니다. 그때 당일 여행으로 끝나지 않고 다음날 산행을 했더라면 더 멋진 풍경과 만날 수 있었을 텐데요. 아쉬운 마음 가득입니다.
내리막길이 생각보다 많이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낙엽이 많이 떨어져서 발 디딜 데를 찾기 쉽지가 않아 긴장한 채로 내려오느라 몸에 힘이 잔뜩 들어갔지요.
그래도 아름다운 자연, 상쾌한 공기, 걸을 수 있는 건강한 다리. 행복한 산행을 가능하면 더 오래 하고 싶습니다.
다른 산행지보다 도시에 가까운 편이라 그런지 가벼운 차림의 산행객들이 많더군요. 산도 그리 높은 편이 아니고 서울의 관악산 정도였어요. 우리를 즐겁게 만든 건 특히 인사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었어요. 코로나 이후 산행객들의 인사를 하는 일이 거의 없었거든요. 우리도 먼저 인사를 하지 않는 편이구요. 그런데 계속 인사를 받으며 내려오다 보니까 기분이 밝아지더군요.
한번은 갑자기 온 전화를 받느라 스틱을 놓쳤는데, 마주 오던 여자분이 "제가 주워드릴게요."라고 하여 남편과 웃었어요. 계룡산 산행객들은 다들 친절하시네 하고.
동학사에는 예전부터 유명했을 멋진 단풍나무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어요. 동학사의 가을 맛을 보여주려는 듯.
동학사는 신라 성덕왕때 작은 암자로 시작되어 고려 태조 때 동학사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고 해요.
계룡산 동쪽 기슭에 자리 잡은 동학사는 우리나라 최초의. 비구니 승가대학이 있는 곳으로 유명한 천년고찰이랍니다.
야은 길재가 충신 정몽주를 위해 제사를 지낸 곳이기도 하고, 단종 폐위 소식을 들은 매월당 김시습이 머리를 깎고 승려가 되어 통곡을 했다고 하네요.
유명한 이름만큼 방문객이 꽤 많은 편이더군요.
동학사를 지나 세진정을 거쳐 계곡을 따라 걸어내려가는데, 걸어올라 오는 사람들이 꽤 많았어요. 동학사 주차장에서 주차를 하고 동학사까지 걷는 동학사 옛길이 인기 있는 산책로라고 하더군요.
특히 승가대학 부근의 멋지게 물든 단풍나무숲은 정말 힐링의 공간이었어요.
그게 다가 아니었어요. 동학사 단풍이 멋지다고 하더니, 동학사 경내 단풍이 아니라, 일주문 주변 단풍이 일품이었어요.
단풍 절정이 지나서 온 줄 알고 일주일만 더 빨리 올 걸 하고 서운해했더니 동학교를 지나 일주문이 가까워지자 온통 빨갛게 물든 단풍으로 불난 듯합니다.
계룡산 단풍을 서 갑사 동 동학사로 다 훑고 대전, 충청 가을 산행을 행복한 기분으로 마무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