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감상평-5
첨밀밀
맥도날드에서의 두 사람의 첫 만남
본토 출신이라는 것을 끝까지 들키고 싶어하지 않았던, 야망이 가득했던 이요는 소군 앞에서 누구보다 투명하게 그를 사랑했으며 순수했다. 그 때 만큼은 그 많던 욕심도 필요없이 소군 하나만을 바랬으니까
본토 출신이라는 티를 팍팍 내며 광둥어도 못했고 그저 고향의 여자친구를 위해 돈을 벌러 홍콩으로 온 소군은 그저 친구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이요와 친해졌지만 사실상은 그게 아니였지.
친구는 영어학원의 영어선생 같은 사람이 친구고, 이요는 그에게 사실상 가슴에 가장 깊에 들어온 가장 강렬한 사랑이었다.
아무런 욕심도 없고 고모 집에서 살고 통장에 잔고가 없어도 크게 실망하지 않던 소군이지만 테이프를 못 팔고 비에 홀딱 젖은 이요에게 먼저 사랑을 느낀 건 소군이었으리라
상반된 두 사람의 모습이 참 묘했다.
사실상 두 사람이 같이 있으며 사랑한 기간은 그리 길지 않다. 이요는 미키마우스 조폭과, 소군은 혼자 그리고 여자친구와 함께한 시간이 훨씬 길었으니까
하지만 두 사람은 매일 서로를 떠올렸다. 그렇게 따지면 그 두 사람의 시간은 그 누구보다 길지 않을까?
맥도날드의 첫 만남을 시작으로 두 사람의 관계는 천천히 발전한다. 끝내 똑같은 팔찌를 이요와 여자친구에게 주는 희대의 쓰레기짓을 끝으로 두 사람의 관계는 끝났지만 둘은 애써 덤덤한 척 서로의 관계를 끊지는 않았다.
아무리 아시아에서 제일 개방적이고 발전한 홍콩이었어도 완전히 아메리칸 마인드는 아니었나보다.
어딘가 모르게 느껴지던 그 두사람의 텐션을 보고 있으면 나까지도 괜히 민망하고 어색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홍콩에서의 연이 끊어지고 뉴욕 한 복판에서 두 사람이 재회했을 때 들었던 한 가지 생각이 있다.
아무리 운명을 거부해도 만날 운명은 만나고 아닌 운명은 아니라고
사소한 인연이라고 생각해도 그 두 사람의 인연은 결국 운명이었음을 알게 해준 결말이었다.
지금와서는 감상이 많이 바뀐 영화 중 하나이다. 불륜을 아름답게 포장하고 우리는 운명이었어. 끝내 우리는 이어졌잖아? 그 동안 우리를 거쳐간 사람들은 우리의 사랑을 증명해주기 위한 장치일 뿐이였어. 라는 더러운 느낌을 준다. 왜 영화는 두 사람의 운명과 사랑에만 집중하는가.
이제 우리는 그 둘의 운명을 조명해주기 위해 인격적으로 존중받지 못한 미키마우스 아저씨와 소군의 아내의 입장도 들어봐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