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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똘똘한 한 채 현상은 새로운 패러다임일까?

by 아남 카라


요즘 '똘똘한 한 채 현상'에 대한 기사가 부쩍 늘었다. 똘똘한 한 채 현상은 지난 정부에서 다주택 규제와 세금폭탄에 대응해 세금을 최소화하고 투자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하나의 투자방법이었는데 이제는 부동산 시장에서 하나의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으려고 한다.


실전 투자에서 부동산 시장의 특정 현상이 일시적 유행인지 아니면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을 것인지를 구분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00년대 도곡동의 타워팰리스가 만든 주상복합 열풍은 일시적 유행이었지만 한강 조망은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았다.


마찬가지로 똘똘한 한 채 현상도 일시적 유행인지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을 것인지를 예측해 보고 이를 토대로 부동산 투자전략을 수립하면 실전투자에 많은 도움이 될 듯하다. 먼저 똘똘한 한 채 현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주요 동인들에 대해서 검토해 보자.


먼저 똘똘한 한 채 현상을 만든 다주택자 규제 폐지다. 다주택자 규제 폐지는 현 정부의 바람대로 폐지될 수 있을까? 현 여소 야대 정국에서 더불어민주당 전통 지지자들의 성향을 감안해 보면 다주택자 규제 폐지에 대한 정부의 정책목표는 불가능해 보인다.


다음은 고가의 똘똘한 한 채에 대해 강력한 세금 부과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다. 고가의 똘똘한 한 채에 대해서 장기보유특별공제율을 대폭 하향하거나 종부세율을 강화하는 방법이 현 정부나 차기 정부에서 입법화될 가능성을 검토해 보는 것이다. 현 정부에서는 이런 정책이 입법화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그렇다면 차기 정권을 야당이 집권했을 때를 염두에 두고 가능성을 검토해 보자. 고가의 기준선을 어디에 둘지 범위별로 나누어 검토해 보자. 현재처럼 20~40억 사이에 두면 정책 효과는 날 수 있겠지만 서울과 수도권 핵심지 유권자의 표심을 대거 잃을 수 있어서 차기 총선과 지방자치단체 선거가 걸려있어 입법화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30~70억 범위를 둘 경우에는 정책 효과는 별로 없으면서 국회의원과 정부의 고위공직자들이 피해를 볼 수 있어 내부적인 반발이 예상된다. 특히 이재명 대표도 1주택자에 대한 세금 규제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피력한 바 있다. 결국 정치권도 1주택자에 대한 강력한 세금 부과 방안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다.


다음으로 검토해 봐야 할 요인이 자산가들의 심리 변화다. 과거 부자들은 자신의 부를 대놓고 드러내지 않았다. 부를 대놓고 드러내고 자랑하는 것은 유교 양반문화 특성상 천박하다고 인식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 영향으로 과거의 자산가들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부를 대놓고 자랑하기보다는 조용히 자산을 축적하는 소위 알부자들이 많았다. 평소에 허름한 옷차림의 동네 할아버지가 알고 보니 천억 자산가라는 말들이 나오곤 하는 이유였다.


그런데 요즘 젊은 자산가들은 서구 자본주의 영향으로 자산 축적을 능력 있는 사람이나 성공의 증표로 생각한다. 내가 최고의 아파트에 사는 것은 능력 있고 성공했다는 하나의 상징인 것이다.


자산가들의 이런 마인드는 점차 젊은 MZ 세대와 현재 자산가는 아니지만 자산가이고 싶은 사람들에게도 퍼져 나가기 시작했다. 이제 어느 동네 어느 아파트에 사느냐가 그 사람의 능력과 성공의 증명해 주는 상징이 되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자신의 능력과 성공 그리고 자산을 전시하고 싶은 사람들은 핵심지의 최고 아파트로 몰려들었다. 이제 아파트는 젊은 자산가들의 자기실현 요구를 충족해 주는 대상으로 진화해 가고 있다. 이런 자산가들을 마인드를 추종하는 대중들도 이제 똘똘한 한 채 아파트로 자신의 능력과 성공을 타인들에게 전시하고 싶어 한다.


똘똘한 한 채 현상이 단순히 다주택 규제가 원인이었다면 이런 현상을 정부와 정치권의 정책 변화에 의해 일시적인 유행으로 끝날 수 있다. 하지만 자산가의 심리 변화로 촉발되어 대중의 능력과 성공의 상징으로 자리 잡은 똘똘한 한 채 현상은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


한번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으면 이를 대체할 수 있는 패러다임이 나오기 전까지 상당 기간 지속되는 특성을 가진다. 따라서 실전 투자자는 투자시장의 패러다임의 변화를 예측하고 지속 가능한 패러다임에 순응하는 투자를 실행해야 투자수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다.


패러다임이 변화하는 지점에서 창조적 파괴가 일어난다. 파괴 영역에서는 쓰라린 투자 손실이 발생하고 창조 영역에는 기쁨의 투자이익이 기다린다. 현명하게 판단하여 패러다임이 변화하는 시기에 파괴 영역에서 벗어나 창조 영역에 자리 잡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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