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2병이란 무엇일까?

대학 오면 다 된다며

by 거북이

흔히들 중2병은 들어봤을 것이다. 중학교 2학년을 전후로 사춘기가 본격적으로 찾아오며 반항심도 생기고, 독립심이 강해지는 시기를 비유적으로 일컫는 말이다. 수많은 가족들이 이 시기를 지옥같은 시기라고 회상하곤 한다. 하지만 중2병을 스무스하게 넘겼다고 해서, 자식에게는 또 한 번의 X2병이 기다리고 있다. 바로 대2병이다.


대2병은 대학 진학 이후 불확실한 미래에 지치고 불안함을 느끼는 증세를 말한다. 대학에 진학하면 약 1년간은 자유로운 새내기 시기를 보낸다. 하지만 그 시기가 지나고 점차 미래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하게 되는데, 이때 요동치는 고용 시장과 미래에 대한 고민으로 많이들 방황하게 된다.


물론 진로 고민이야 언제든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대2병'이라는 단어가 본격적으로 수면 위로 떠오르며 사회적으로 주목받는 키워드가 된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SBS, KBS 등 거대 언론사도 2024년을 기점해서야 이러한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루기 시작했다. 이처럼 빠르게 대2병이라는 단어가 수면 위로 떠오른 이유가 무엇일까?


90866_29447_187.png

가장 큰 원인은 바로 취업 시장의 악화다. "대학 가면 취업 된다"는 말만 철썩같이 믿고 대학에 진학한 학생들은 즐거운 새내기 시절을 보내고 나서 맞닥뜨리는 불경기에 혼란스러움을 경험한다. 토익과 대외활동, 공모전까지 해야 할 일은 산더미지만 그런다고 취업이 보장되는 것도 아니다. 학생들은 막막한 마음에 무기력을 경험한다.


공대나 자연대라고 취업 상황이 좋냐, 그것도 아니다. 입학만 하면 취업문이 보장되던 컴퓨터공학과는 2024년 기준 생성형 AI 성능이 대폭 향상되며 채용문이 크게 좁아졌다. 자연과학 전공자는 공대 출신에게 밀려 대학원 낭인이 되는 경우가 부지기수이고, 경력직 선호 현상마저 대두된 이상 전화기(전기/화학/기계)라고 해서 취업문이 좁아지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이 없는 것이다.


고등학생이 대학을 가는 이유는 대개 거창한 뜻이 아니다. 학문에 뜻이 있다거나, 창업을 위한 인적 네트워크를 생각하며 진학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단지 취업에 도움이 된다는 점 하나만을 보고 대학에 진학한다. 하지만 그 '하나'가 이제는 위태로운 것이다. 대2병이라는 문제가 2024년 상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을 생각했을 때, 취업 상황의 악화와 맞물려 대2병이 심화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일부 네티즌은 대2병을 두고서 공감하지 못하거나, 아래와 같이 폭언을 쏟아내기도 한다.


"정부 차원이 아니라 가정에서 알아서들 챙겨야 하는 문제다"
"자신들이 미리 미래에 대한 준비를 하지 않은 탓"
"별 일이 전부 사회 이슈가 되고 있다"


물론 이와 같은 시각이 사실일 수는 있다. 하지만 설령 정말 그렇다고 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 문제를 직면한 사람들 앞에 '팩트'를 들이밀며 "니들이 알아서 챙겼어야지. 알아서 감당해라"라고 하면 정말 "아 그렇구나, 내가 잘못한 거였구나!!!"라며 반성하지는 않는다. 장담할 수 있다.


모든 사람들은 본인의 앞날에 대해 한 번쯤 고민하기 마련이다. 그중에서도 대2병은 오늘날 우리나라의 불황과 맞물려 고민이 깊어지는 대학생을 표현하는 말이다. 이 사람들이 본인의 알맞은 재능을 찾고, 자신들이 가진 능력에 따라 적절한 위치로 진출하는 것은 거시적인 관점에서도 국가에 도움이 되는 일이다. 대2병을 위한 적극적인 대책은 바라지 않지만, 최소한 누구나 한 번쯤 겪을 수 있는 상황임을 인지하고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그 상황에 처한 이들에게는 충분한 응원이 되지 않을까?





keyword
작가의 이전글무책임한 사람에게서 배우는 책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