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부족하다는 느낌, 더 잘해야 된다는 생각을 다 통으로 내다 버리기
부족한 내가 있고 부족하다고 알아차리는 내가 있습니다. '내'가 둘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진짜 나는, 또는 내가 일체화시켜야 되는 나는 부족하지 않은 진짜 나라는 것 이게 알아차림을 하는 거에요... 이는 내가 잘못하고 있는 이 느낌, 그건 어려서부터 받아왔던 교육과 피드백으로 인한 마음의 습관 때문이라는 것, 나를 닦달하고 다그쳐야 된다는, 그래야 내가 좋은 사람이고 똑똑한 사람이라는, 나는 뭐가 부족하고 끊임없이 고쳐나가야 된다는 그런 잘못된 이데올로기에 내가 희생되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내가 부족하다는 느낌, 더 잘해야 된다는 이 생각, 이걸 다 통으로 내다 버리겠다는 마음이 필요해요… 지금 이대로, 있는 그대로, 나는 온전합니다.
- 김주환의 내면소통, <우리를 힘들게 하는 것과 우리를 낫게 하는 것>-
생각으로는 아는데 잘 안된다. 부족하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내면아이, 무대 위의 배우, 내 안의 비판자. 여러 이름으로 불리지만 내 안의 목소리는 분명 나의 일부분이다. 그렇기에 때로는 뭔가 잘못된 것 같은 느낌을 지우기 매우 어려운 것 같다(흔히들 육감을 믿고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라고 하지 않는가!). 그런데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나를 바라보는 나는 부족하지 않다는 논리적인 설명이 나를 흔들었다.
가만히 쳐다보며 시간을 두기를 반복하면 조금씩 눈에 들어오는 것들이 있다. 이 목소리가 나의 일부분일지 언정 전부는 아니라는 것, 그리고 내가 되고 싶은 이상향은 절대 아니라는 것쯤은 알게 된다. 그럼에도 부족한 나라는 생각이 올라올 때마다 이를 떨쳐내는 것은 쉽지 않았다. 알아차림까지는 된 것도 같은데 그 이상으로 잘 나아가지 않았다. 이럴 때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나를 관조하는 또 다른 나는 부족하지 않다는 말은 큰 깨달음이었다.
오래된 사고를 전환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시도가 필요하다. 자꾸만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그런 생각이 드는 나를 지켜보는 나는 부족하지 않을 뿐 아니라 이게 진짜 나라는 것을 일깨워야 한다. 그리고 한 올 두 올 걷어낼 게 아니라 통째로 가져다 버리는 마음으로 부정적 생각을 몰아내야 한다. 버스를 놓칠 뻔해서 오래간만에 뛰었더니 살아있는 느낌이 든다. 간만의 뜀박질이 주는 리셋처럼 계속 휴지통 비우기를 해보자.
영화관 스크린처럼 배경자아는 늘 묵묵히 그 자리에서 스스로를 괴롭히는 나를 안타깝게 쳐다보고 있는지도 모른다. 답답하다고 생각하는 나를 바라보는 내가 있다는 것, 그리고 그런 나는 답답하지 않음을, 나는 나아지고 있음을 믿자. 나는 있는 그대로 이미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