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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락내리락

내가 그간 쌓아둔 공덕이 있어 그 문이 닫힌 것이라 생각해 주세요

by 푸르름

내 앞에서 문이 닫힌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내가 그간 쌓아둔 공덕이 있어 그 문이 닫힌 것이라 생각해 주세요. 나를 도우려는 힘이 내 어깨를 옆으로 부드럽게 밀어 나를 다른 방향으로 보내려는 중입니다. 그러니 마지못한다는 듯 구비된 선택지들을 흔들어 보이며 새로운 길로 들어서세요… 마음으로는 온갖 선택지를 구비해 두고는 짐짓 허세도 부리고 배짱도 좀 부리세요. 그리고, 지지 말아요. 그 어떤 폭력에도.

- [허지원의 마음상담소] 선택지 많은 사람처럼​ -


마음이 요동친다. 더 버텼어야 하나 하는 의구심과 오히려 너무 늦게 결정한 것은 아닌가 하는 후회 사이에서 갈팡질팡한다. 결국 할 수 있는 것은 다 했다고 생각하기로 한다. 법륜 스님 말씀대로 실패한 게 아니라 등산했다 하산했다고 생각하자.


흔들어 보일 선택지가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 내가 뜨끔하게끔 저자는 이어서 내가 자기만의 논리에 갇혀 있는 건 아닌지 거리를 두고 살펴보라고 한다. 그리고 어떤 폭력에도 지지 말라고, 항상 나 자신을 지키라고 한다. 나에겐 언제나 선택지가 있다는 것을 나는 너무 자주 잊는다.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함께 해주는 이들이, 조용히 나의 곁을 지켜주는 이들이 바로 그 증거이다. 돌아갈 곳이 없는 이들도 적지 않다. 그래 지지 말자. 내 안에 어떤 목소리가 올라와도. 휘말리지 말고 포기하지 말자. 구질구질한 순간들도 나는 결국 지나왔다.


가족과 함께 하는 것도 훌륭한 선택지이다. 스스로 평가절하하지 말고 그 가치를 잊지 말자. 지금 이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지구상에 나 하나밖에 없다. 내가 어떻게든 쓰일 수 있다는 것은 축복일 수 있다. 오히려 잘 된 것이라는, 먼 훗 날, 잘 한 결정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배재해 버리지 말자. 내가 쌓은 공덕이 나를 여기로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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