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하는 강아지에 대한 예의: 개물림 사고와 학대 사건 그 사이
가끔 레체와 산책하다 보면 꼬마 친구들을 만나게 된다. 그들의 반응은 대부분 둘로 나뉘는데 1) 꺄아악 소리를 지르며 엄마 뒤에 숨거나(“난 큰 강아지 무서워 엄마”); 2) 적극적으로 다가와 레체를 만지려 하는 것이다(“우와 강아지다. 나 만져볼래!!”). 우리 레체는 소심한 강아지기에 대부분 움츠러들거나 숨기 마련인데 가끔 매너 있게 다가오는 아이들 앞에서는 킁킁 거리며 가끔 나름의 인사를 하기도 한다.
어린아이는 아직 교육을 받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고 솔직하고 본능적으로 행동하는 것뿐이라 그들의 반응에 대해 왈가왈부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흥미로운 것은 같이 계신 부모님들의 반응인데 이는 정말 천차만별이다. 어떤 분은 “나 저 강아지 만져볼래.”라고 하면 아이의 손을 잡고 멈춰 서서 “강아지가 아직은 네가 무서운 가봐. 만약에 네가 강아지인데 큰 사람이 갑자기 다가와서 너를 만지려고 하면 너도 좀 무섭지 않을까? 강아지에게도 사람에게 처럼 예의를 가지고 천천히 상대방이 원하는지를 먼저 물어보고 행동하는 게 좋겠지?”라고 차근차근 일러줘서 감탄한 적이 있다. 반면 오히려 아이들은 가만히 있는데 “우와 강아지다. 우리 가서 만져볼까? 간식 줘볼까?”라고 아이를 끌고 접근해서 혼비백산하는 레체와 함께 뛰어 도망친 적도 있다. 사실 정말 최악은 한창 발걸음이 빨라진 5-7세 남자아이와 함께 다니면서 아이의 행동에 말로만 제지를 하는 경우다. 아이가 갑자기 강아지와 인사하겠다고 확 뛰어오는데 “XX야. 하지 마~~. 그러면 안돼~.”라고 하며 뒤에서 천천히 말로만 타이르는 부모님을 보면 가끔은 이해가 잘 되지 않는다. 분명 좋지 않은 (심지어는 위험할 수 있는) 행동이라는 것은 알고 있는데 한참 미성년인 아이에게 “어… 물가로 가지 마. 거기 가면 빠져~” 또는 “어 불은 뜨거우니까 만지지 마. 그거 만지면 화상 입는다~.”라며 방치하는 느낌이랄까. TV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개물림 사건 사고가 남의 일처럼 느껴지는 건지 아님 우리 개는 안물 것 같아 보이니 괜찮다는 건지. 나는 레체 보호자이고 레체가 온순함을 알지만 극한 상황에 몰렸을 때 레체가 어떻게 반응할지 몰라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Well, better safe than sorry.
물론 개물림 사건이 보도되면 바로 입마개 필수화나 사고를 저지른 맹견의 안락사 등으로 이어져 강아지와 반려인구 전체에 대한 인식이 나빠지는 것 또한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끔찍한 사고 몇 번으로 강아지/고양이 전체가 피해를 입는 것 같아 보호자로서도 항상 하네스와 목줄을 생활화하고 강아지를 무서워하는 분들을 배려해 항상 안전거리를 유지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래서 앞서 언급한 것처럼 안전거리를 무시하고 돌진하는 사람에게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가 항상 고민인 것이다. 반면, 이런 몇 번의 사건 사고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수의 반려견 학대와 방치 사례가 계속 쏟아져 나오고 있어 이런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들 또한 시급하다. 언제까지나 마치 인권이 동물권보다 우선한다는 마냥 이런 범죄 사례들을 묵과할 것일까. 반려견의 사체는 적법한 화장 절차 등 기존 장례업체를 이용하지 않을 거면 땅에 묻어서는 안 되고 종량제 봉투에 넣어 일반쓰레기로 버려야 한다는 법은 왜 많은 사람에게 알려지지 조차 않은 것인지 답답한 마음을 여기에 읇조리게 되는 비 오는 일요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