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둥이의 반란
레체는 어디 가서 싫은 소리 못하고 불화를 싫어해 먼저 자리를 피하는 강아지이다. 누가 우리 가족 아니랄까 봐 보호자들의 성격을 똑 닮은 레체가 귀여우면서도 손해 보고 사는 것 같아 안쓰러울 때가 있다.
산책을 다니다 보면 무작정 짖는 강아지를 만나게 된다. 레체는 웬만해서는 강아지에게 짖거나 으르렁대지 않기 때문에 보통 우리가 자리를 피해 주는데 가끔 좋은 곳에 있었을 때는 아쉽다. 상대편 보호자분들도 대부분 제어하려고 노력하시지만 역부족인 케이스를 만날 때는 불안하기까지 하다. 호신술이라도 배워야 하나.
가끔 파이터인 레체를 상상한다. 시도 때도 없이 짖고 아무개에게나 덤비고 상대방 개를 무안하게 하는 개. 생각하면 할 수 록 소심이 내향견 레체가 나은 것을 느낀다. 대신 참아서 화병 나지 않도록 건강한 취미로 스트레스를 풀어줘야지. 사람만큼 각양각색의 강아지가 있지만 예의 바른 강아지들이 더욱더 마음 놓고 산책할 수 있는 그런 세상이 되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