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있잖아

레체가 주는 위로

by 푸르름


강아지들이 매우 교감을 잘한다는 사실은 익히 알고 있어서 (철없고 나쁘지만) 엉엉 우는 척을 하며 레체의 반응을 살핀 적이 있다. 하지만 레체는 그 따위 가짜슬픔에는 속지 않았고, 나는 슬픔을 위로해 줘야겠다는 생각까지는 못할 수 있지 하고 넘겼다.


그런데 며칠 전, 레체와 마루에 있다가 서글픈 마음에 눈물이 주룩 흐른 적이 있었다. 한 번 눈물이 나기 시작하면 잘 멈추지 않는 울보라 눈물 콧물 흘리며 휴지를 가져오려는데 저 멀찍이 앉아 있던 레체가 갑자기 다가오는 게 아닌가. 레체는 내 앞에 앉더니 나를 지긋이 바라보며 나를 핥아주기 시작했다. 그 당시 나는 분명히 느꼈다. “그만 울어. 내가 있잖아.”라고 하는 레체를…

(c) Leche @holaleche

덕분에 눈물샘이 더 폭발해 한동안 레체를 끌어안고 울긴 했지만, 그러고 나니 정말 힐링된 느낌이었다. 나를 위로해 주려던 레체가 너무 대견하고 고맙고, 동시에 레체의 마음을 아프게 하지 않기 위해서 앞으로 이런 모습은 덜 보여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공감해 주는 사람을 위해 더 강해지자. 아주 가끔 같이 부둥켜 앉고 울어도 미안하지 않을 만큼.

(c) Leche &holaleche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