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하게만 자라다오

레체야

by 푸르름


레체가 아침부터 단식 투쟁을 하기 시작했다. 뱃속에서는 꼬르륵꼬르륵 소리가 쉬지 않고 나는데 사료도 안 먹고 유산균도 안 먹는다. 속이 불편한 건가. 레체와 같은 언어를 쓰지 않아 답답할 때는 바로 이런 때다. 감히 반려견을 사람이나 자식에 비유하기는 힘들겠지만 아끼는 존재가 평소와 달리 풀이 죽어있거나 기운이 없을 때 보호자로서 답답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어디가 어떻게 안 좋은 건지 뭐가 필요한 건지 다 들어주고 싶은데 들을 방도가 없다.


처음 레체가 공복토를 했을 때 헛구역질을 하며 노란 액체를 토해내는 모습이 어찌나 안쓰럽던지. 그나마 다행인 것은 토하고 나면 대부분 기력과 식욕이 돌아와 곧 다시 밥을 먹기 시작한다는 것이었다. 응급실로 달려가야 하는 상황이 토한 후 계속 기운이 없고 피를 토하거나 혈변을 할 때라면, 그래도 식욕이 있다는 것은 회복으로 가는 지름길이었기에 무척 안심이 되었다.


강아지가 아파서 병원에 갔을 때 생각보다 그 정확한 이유를 알기는 생각보다 쉽지 않다. 예를 들어 레체는 피부 특정 부위가 자주 빨갛게 부어올라 병원에 자주 갔는데 이는 알레르기 때문일 수도 접촉성일 수도 민감성일 수도 아님 관심 끌기용일 수도 있다는 진단을 들었다. 물론 당장 수술이 필요한 응급 사항도 있지만 뭔가 평소와 다른 증상으로 병원을 찾았다면 좀 더 지켜보자는 대답이 돌아올 때가 많다. 인간을 위한 의학을 나날이 발전시키는 동안 수의학 분야에서는 상대적으로 경험적 지식의 축적이 느리게 진행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에 미안해진다.


스트레칭은 몸에 좋아

© Leche @holaleche


사료를 먹지 않던 레체는 공복토까지 가지 않고 오후 5시쯤 다시 사료를 먹기 시작했다. 다행이다. 레체가 맛있게 식사하고 무탈하게 배변하는 것이 하루의 큰 기쁨이자 위안이다. 새해에는 덜 아프고 더 많이 웃자 레체야.


© Leche @holalech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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