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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검은 머리 인간 Jun 09. 2023

10회 : 꽃개 예찬

 

 이번 봄 소풍 장소는 ‘금산사’로 낙점이다. 우리 ‘별’이 강아지는 산 내음이 많은 곳에 가면 꼬리가 ‘헬리콥터 꼬리’로 변신한다. 기분이 좋아서 꼬리가 경쾌한 박자를 타고 뱅글뱅글 돈다. 그 꼬리를 보고 있노라면 나 또한 행복해진다. 매년 꽃 배경으로 ‘별’ 이를 찍기 위해 여행을 간다. 꽃과 견줄만한 그녀 아니 꽃보다 예쁜 그녀다.


 


며칠 전 갑자기 비가 와서 꽃이 많이 떨어졌는데 다행이다. 금산사는 아직 꽃이 만발(滿發)했다. 운이 기똥차게 좋았다. 초록이 물씬하다. 가는 길목마다 산뜻산뜻, 푸릇푸릇하다. 흙 길, 풀 길, 자갈길, 데크 길, 다양한 코스로 안내한다. ‘별’양의 발바닥 감각이 만족 중이다. 조금 힘든 길은 앞에서 멈칫한다. 강아지 교육법을 배우고 온 친구가 어려운 길이라고 무조건 안고 가는 것보다 몇 걸음이라도 성공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자신감을 불러올 수 있다고 지도해 주었다.


‘ 도~저~언 !! ‘


 


당간 지주(幢竿支柱)를 지나 드디어 금산사가 아니라 만개(滿開)한 벚꽃 나무가 보인다. 우리는 목적의식이 분명하다. 가는 길에 절정(絶頂)의 미모를 자랑하는 꽃이 보일 때마다 가서 연신 사진을 찍는다. 도리어 그녀는 별 관심이 없어 보인다. 솔직히 귀찮아하는 눈치다. 내가 좋아하니까 좀 참아주는 모양새다. 이내 한계점에 다다르면 내려달라고 이리 발버둥 저리 발버둥을 친다.


 


‘꽃개’는 매년 봄마다 연례행사다. 아니 ‘꽃개’를 핑계로 내가 더 신났다. 그렇게 올 해도 꽃개 축제를 무사히 마치고 몽글몽글한 마음과 싱그러운 기억을 담아서 집으로 향했다.


 ‘ 너의 시선이 머무는 곳에 항상 내가 있을게. 별아~ 내년에도 꽃개 찍으러 가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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