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무리력 5인가... 쓰레기같군.

by U의 책장

저는 글을 쓸 때 전체 내용을 다 쓴 후, 마지막 문단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곤 합니다.

글을 쓰는 일은 마치 보자기를 만드는 것과 닮아 있어요. 핵심 소재를 중앙에 놓고, 의식의 흐름대로 떠오른 이야기를 얼기설기 펼쳐놓죠. 그 과정에서 좀 삐뚤빼뚤하게 배치되기도 하지요.

하지만 그렇게 배치만 해서는 보자기가 되지 않지요. 바느질 해서 단단히 이어야 하고, 그제서야 실제로 사용할 수 있게 되지요. 저에게는 마지막 문단은 바느질을 하는 과정과도 같아요. 전체 내용을 아울러서 하나로 묶어 의미를 만들어내는 점에서 말이죠.


꼭 글에 결론이 있어야 하냐면, 물론 그건 아닙니다. 결론 없는 담담한 단상도 분명 의미는 있어요. 단편적인 이야기를 모아 자연스러운 귀결이 나오는 경우도 있고요. 하지만 생각을 정리하며 글을 쓰다 보면 종종 이런 질문이 떠오르곤 합니다.

'그래서 네가 하고 싶은 말이 뭔데?'

제가 결론이 없는 생각의 흐름을 납득하지 못하는 건, 어쩌면 스스로의 생각을 전달하고 싶어하는 생각이 강해서일지도 몰라요. 결론이 없어도 공감하는 사람은 분명 있고, 또 스스로만 납득하면 그것도 괜찮을지 몰라요. 하지만 누군가가 내 생각을 읽어주면 좋겠어요. 그래서 말끝을 묶고 싶어하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역시 남들에게 무언가의 가치를 보여주고 싶으면 완성된 하나의 보자기를 보여줘야 하는 거죠. 그것이 글이든, 제품이든, 아이디어든 말이에요.

스스로가 마무리가 약하다는 것을 깨닫고 나니, 글이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도 저에게 비슷한 문제가 있지는 않았는지 돌아보게 됩니다. 과거 직장에서 '일 처리를 이런 식으로 하면 쓰냐'며 혼을 내던 상사분들의 얼굴이 떠오르네요. 그때는 속으로 투덜댔지만, 사실 마무리가 약한 저의 약점이 드러났던 사건일지도 모르겠어요.


이 글도 마무리하려니 막막해지네요. 등 뒤에서 누군가가 '마무리력 5인가... 쓰레기같군.'하면서 비웃고 있는 것만 같습니다. (좀 옛날 만화 느낌이죠?)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속담을 요즘 곱씹어 보게 됩니다. 천쪼가리들은 흩어져 있으면 그저 무의미한 조각이지만, 꿰메어 보자기를 만들면 쓸모를 갖게 되니까요.

그럼, 저도 바느질을 연습해 보려고 합니다. 아직 서툴지만 하다보면 익숙해 질 수 있겠죠.

이 보자기는, 저만 만들 수 있는 것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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