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 쓰는 첫 번째 이야기

by 김수현
동그란 보름달마저 구름에 가려 영원할 것 같은 깜깜함 속에 한치의 어두운 기색이 없는 세상 무해한 한줄기의 빛이 내린 날, 잘 보이지 않아 더듬거리고 있는 어쩌면 아무것도 보지 못하는 듯한 나의 손을 살포시 잡고, 망설임 없는 걸음으로 나를 빛이 맞닿은 그곳에 대려놓았어. 갑자기 들이닥친 환함에 눈살을 찌푸리고 있을 때, 부스럭 거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이내 잠잠해져. 부스럭 거리는 소리가 무엇인지 궁금해질 때쯤, 환한 빛을 맞고 있다는 것을 알 때쯤, 넌 내게 조용히 속삭였어. “지금이야”. 실눈을 뜨고 겨우 빛에 적응하던 눈을 살포시 떠보니 내 눈앞에 넌 예쁜 장미꽃을 입에 물고 한쪽 무릎을 꿇고서 손을 뒤로 숨긴 채 참 예쁘게 웃고 있어.


그것을 본 나는 활짝 웃었지만 이내 눈물이 흐르고 말았어. 예쁜 꽃을 보고 정신없이 맨손으로 수풀을 헤쳤을 너의 숨겨진 손을 감춰주고 있는, 이 예쁜 달이 더 예쁜 너를 비추어 드리워진, 너의 그림자가 너의 미소만큼이나 아름다웠기 때문이야. 모든 시간 속의 너를 안아주고 싶었기 때문이야. 그럴 수 없었기 때문이야.



평소에는 책을 혹은 영화를 혹은 드라마를 보면서 제 안에 생각을 정리해서 글을 쓰는데, 왠지 이번 주는 어떤 책을 읽어도, 어떤 글을 써도 속 시원하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습니다. 대신 어떤 이미지가 생생하게 떠오르는 것 같았어요. 원래 하던 대로 무엇이라도 써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전날 밤까지 고생을 해봤지만 도무지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비록 저의 그림실력이 어디 내놓지 못할 정도라 그 그림을 떠올리며 글을 적어 보았습니다.


저는 이게 어떤 감정의 순간이라고 생각했는데, 아직 그 감정이 어떤 건지 나타낼 적확한 단어를 찾지 못했습니다.ㅎㅎ 혹시 읽어보시고 어떤 단어가 생각나신다면 댓글로 자유롭게 말씀해 주세요.


아직은 조금 춥지만, 봄을 알리는 다양한 꽃들과 따스한 햇볕이 찾아왔습니다. 여러분들의 마음에도 따스한 햇볕이 비추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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